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사진=AP/연합뉴스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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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EC 공시에 나온 '버핏 포트폴리오' 따라해 볼까 [양병훈의 해외주식 꿀팁]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를 국내 개인 투자자도 누구나 엿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1억달러(약 1284억원)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는 자신의 주식 포트폴리오를 매 분기에 공시해야 하기 때문이죠(지분 보유액이 100만달러를 넘는 종목에 한정). 이 공시를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방법을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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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의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를 보려면 먼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운영하는 전자공시시스템 'EDGAR'의 홈페이지(www.sec.gov/search-filings)에 들어갑니다. Company Search(기업 검색) 검색창이 나오면 'berkshire hathaway inc'(벅셔해서웨이)를 입력하고 엔터를 칩니다. 그러면 'Latest Filings'(최근 공시)라고 쓰인 박스가 나오고 그 박스 맨 아래에 'View filings'(공시 보기) 버튼이 있습니다. 이 버튼을 누른 뒤 'search table'(검색창)에 13F를 입력합니다. 이후 나오는 화면의 Form Type 열에 있는 '13F-HR'가 13F 보고서입니다(HR은 Holdings Report의 머리글자로, 주식 보유 현황을 뜻합니다). 13F-HR/A는 앞서 제출했던 보고서에 대한 정정 공시입니다.
벅셔해서웨이의 올 1분기 13F 지분 공시. EDGAR에서 갈무리
벅셔해서웨이의 올 1분기 13F 지분 공시. EDGAR에서 갈무리
이후 Reporting date 열에서 포트폴리오를 보고 싶은 시점을 찾은 뒤 해당 게시물의 제목 옆에 있는 Filing 버튼을 누릅니다. 매 분기 말 포트폴리오를 기준으로 13F를 제출하게 돼 있으므로, Reporting date에는 매 분기 말의 날짜가 나와 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Filing 버튼을 누르고 들어간 뒤 'INFORMATION TABLE FOR FORM 13F'(13F에 따른 정보 테이블)라고 쓰인 부분 옆에 있는 html 파일을 누릅니다. 그러면 해당 시점 기준 벅셔해서웨이의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 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 표에서 맨 왼쪽 열에는 종목명이, COLUMN 4(4열)에는 해당 종목을 얼마만큼 보유했는지가 나와 있습니다. 한 종목에 대해서도 여러 행이 공시돼 있는데, 이는 벅셔해서웨이의 여러 펀드매니저가 각각 매수한 걸 모두 따로 표기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올 1분기 공시에서 애플 보유 지분에 대한 건 모두 12개 행이 있습니다. 이 12개 행에 있는 지분 보유액을 모두 더하면 벅셔해서웨이의 모든 펀드 매니저가 매수한 애플 주식이 됩니다.

단 이 포트폴리오를 따라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13F의 공시 주기가 분기당 1회이고, 공시 기한이 '해당 분기가 끝난 때로부터 45일'이라는 점입니다. 버핏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를 하지만 13F에는 미국 종목만 나온다는 것도 13F와 실제 버핏 포트폴리오의 차이점입니다. 다만 이런 차이가 대세를 가르지는 못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노아름 KB자산운용 ETF운용실장은 "버핏은 10년 이상 가는 장기 투자를 선호하기 때문에 45일 정도의 시점 차이가 대세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美 분석 사이트 웨일위즈덤 이용 가능

버핏 포트폴리오를 더 쉽게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미국 주식 관련 공시를 분석해 주는 웹사이트 웨일위즈덤(whalewisdom.com)을 이용하면 됩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간 뒤 왼쪽 위 돋보기가 있는 창에 'berkshire hathaway'를 입력합니다. 이후 나오는 화면에서 스크롤을 내리면 벅셔해서웨이의 최근 공시를 기준으로 정리한 ▲Top Buys(보유 비중 증가 상위 종목) ▲Top Sells(보유 비중 축소 상위 종목) ▲13F Holdings Summary(현재 보유 금액이 큰 종목)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 아래 SEE ALL HOLDINGS를 클릭하면 이에 대해 더 자세한 내용이 나옵니다.

더 쉽게 버핏의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를 따라 할 수도 있습니다. KB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RISE 버크셔포트폴리오Top10'를 매수하면 됩니다. 이 지수는 보유 자산의 약 72.5%를 13F 공시에 맞춰 구성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약 27.5%를 벅셔해서웨이 우선주(클래스B)에 투자합니다. 이 펀드는 토털리턴(TR) 상품이라 원칙적으로 배당이 나오지 않고, 배당금은 전액 같은 ETF에 재투자됩니다. 운용 보수가 0.35%로 높지 않은 편이라는 것도 장점입니다. 국내에서 버핏의 포트폴리오를 따라 하는 펀드는 이 ETF가 유일합니다.

이 펀드의 성과는 어떨까요? RISE 버크셔포트폴리오Top10은 지난 2월 27일 첫 상장 거래됐고, 지난 26일까지 15.25% 상승(최초 설정 가격 1만원 대비)했습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 상승률(7.68%)을 한참 웃돌았습니다.
美 SEC 공시에 나온 '버핏 포트폴리오' 따라해 볼까 [양병훈의 해외주식 꿀팁]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