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락이 지난 18일 '스타필드 하남'에 국내 최초로 문을 연 플래그십 스토어.  /사진=로보락 제공
로보락이 지난 18일 '스타필드 하남'에 국내 최초로 문을 연 플래그십 스토어. /사진=로보락 제공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을 장악한 중국 브랜드 '로보락'이 올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도 독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보락을 필두로 중국 로봇청소기 브랜드들이 국내 영향력을 갈수록 확대해 가는 추세다.

29일 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로보락은 올 상반기 매출액 142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점유율 46.5%로 1위 자리를 지켰다. 대당 150만원이 넘는 고가 로봇청소기 시장에선 로보락 점유율이 65.7%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로보락은 2022년부터 3년째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엔 연간 매출 2000억원, 시장점유율은 35.5%에 달했다. 게다가 올해 들어 시장점유율을 10%포인트 넘게 늘린 셈이다.

로보락 등 중국 브랜드들은 일반적인 중국산과 달리 가격경쟁력보단 성능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해 왔다.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끌어모았던 여타 제품이나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접근방식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려왔던 것. 무엇보다 청소기와 물걸레 기능을 합친 일체형 로봇청소기 모델이 소비자 관심을 받았다.

로보락은 소비자들 주거·청소 환경에 적합한 신제품을 출시한 데다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병행한 점을 흥행 요인으로 꼽는다. 특히 지난 4월 출시한 '로보락 S8 맥스V 울트라'가 매출 증가를 뒷받침했다.

이 제품은 강력한 진공·물청소 기능을 탑재했다. 청소공간 내 모서리를 인식하면 플렉시암 사이드 브러시가 자동으로 나와 먼지를 흡입하는 기능도 갖췄다. 로보락 제품 최초로 청소용 물을 자동으로 교체하는 '직배수 스테이션'도 인기 요인이다.

로보락은 올해 고객서비스(CS) 한층 강화했다. 외국계 브랜드의 약점으로 꼽히는 애프터서비스(AS) 문제를 덜어내 고객들이 거부감 없이 로보락 제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로보락은 자체 AS 센터 18곳과 롯데하이마트 AS 접수 지점을 합쳐 총 352곳에서 현장 수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로보락은 'S8 맥스V 울트라'보다 가격대가 다소 낮은 '큐레보 프로' 모델을 추가로 공개하면서 소비자층을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하이엔드급 로봇청소기가 아니더라도 로보락의 특징인 진공·물걸레 청소 기능과 자동 세척·건조 기능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드리미 로봇청소기 신제품 'X40 울트라'. 사진=드리미 제공
드리미 로봇청소기 신제품 'X40 울트라'. 사진=드리미 제공
또 다른 중국 로봇청소기 브랜드 드리미는 로보락 뒤를 바짝 추격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드리미는 지난 6월 '업계 최고' 흡입력(1만2000파스칼)을 자랑하는 신규 로봇청소기 'X40 울트라'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 당일 네이버 쇼핑라이브 채널에서 13분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주요 업체들은 중국 기업에 내준 안방을 되찾기 위해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스팀'을 공개했고 LG전자는 진공·물걸레 청소 기능을 갖춘 로봇청소기를 올 하반기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김서영 로보락 한국마케팅총괄은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으로 로보락이 3년 연속 판매 1위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되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로보락은 혁신적인 기술력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청소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