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국시 추가 시험은 정부 잘못 감추려 썩은 사탕 주는 것…응시 이유 없다"
의대생들 "국시 미접수율 96% 교육 파행 결과…명백한 정부책임"
의대생들이 "96%에 달하는 의사 국가시험 미접수율은 의학 교육 파행의 결과"라며 "의학 교육 현장 붕괴는 명백한 정부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의학교육을 행정 처리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의료 정상화를 외치는 의대생 목소리를 무시 말라"고 정부를 규탄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내년 의사 국가시험(국시) 실기시험에 원서를 낸 의대생들은 총 364명으로, 응시 대상 인원의 10%를 조금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년도 시험 불합격자, 외국 의대 졸업자 등을 제외한 의대 본과 4학년 학생 중에서는 전체의 5%에 불과한 159명만 원서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의대협은 성명에서 "국가고시 미접수율 96%는 의학 교육 파행의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2월 대부분의 의대생들은 정부가 자행한 잘못된 의료 정책에 반대해 휴학계를 제출했으며 반년 동안 정상적인 학사 일정을 전혀 소화할 수 없었다"며 "국시 접수 불가는 예정된 문제였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의학 교육 현장의 붕괴는 '명백한 정부 책임'이라고 했다.

정상적인 교육이 불가능했지만, 교육부가 복귀를 종용하는 태도 이외의 올바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의대협은 "대규모의 학사 파행이 자명했음에도 교육부는 문제를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의학 교육 선진화 방안'이라며 교육 파행을 악화시키는 조치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대생들은 "교육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행정 처리로 학년만 올려주는 것이 선진화 교육을 위한 방안이냐"고 물으며 교육부가 의대생들의 대규모 유급을 방지하기 위해 발표한 '의대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 등을 규탄했다.

의대협은 "교육부는 'I(Incompleted, 미완)' 학점을 신설해 교육받지 못한 학생들을 강제로 유급하지 못하게 조작하고, 의대 수업 1·2학기를 동시에 병행하도록 하겠다는 등 물리적으로 불가한 교육 과정을 욱여넣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의학교육을 행정 처리 대상으로만 왜곡하지 말고 의료 정상화를 외치는 의대생들의 정당한 목소리와 선택을 무시 말라"고 주장했다.

의대생들은 정부가 검토 중인 국시 추가 시험에 대해서도 "정부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교육받지 못한 학생들에게 달콤해 보이는 썩은 사탕을 주는 것"이라며 "새로 접수가 열린다고 해도 학생들이 응시할 이유와 명분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