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10년 전과 다르다…월드컵 16강 이상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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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사령탑 취임 기자회견
현장·행정 아우른 경험 내세워
울산·K리그 팬 향해 90도 사과
“카리스마 아닌 소통으로 이끌 것”
현장·행정 아우른 경험 내세워
울산·K리그 팬 향해 90도 사과
“카리스마 아닌 소통으로 이끌 것”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홍명보 감독은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한국 축구를 이끌 적임자로 충분하다고 축구 팬들을 설득했다. 홍 감독은 “나는 연령별 대표팀을 지도했고,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 행정을 경험했다”며 “이후 현장에 복귀해 K리그의 중요성을 경험했다”고 자신의 커리어를 내세웠다.
홍 감독은 2005년 ‘아드보카트호’의 수석코치를 시작으로 2009년에는 20세 이하(U-20)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고, 2012년에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끌고 참가한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에 동메달을 선사했다. 2014년에는 A대표팀 사령탑으로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했으나 1무 2패로 쓴맛을 봤다.
이후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축구협회 전무이사를 지냈고, 2021년부터 3년 반 동안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의 사령탑으로 K리그 현장을 누볐다. “협회 전무이사직을 떠난 뒤 2022 카타르 월드컵, 2023 카타르 아시안컵 등에서 벌어진 일련의 상황에 마음이 아팠다”는 홍 감독은 “누군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물론 내가 아니더라도 더 훌륭한 분이 될 수도 있었지만, 내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10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실패를 양분으로 삼아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16강 이상을 바라보겠다고 선언했다. “10년 전엔 실패했다”고 인정한 그는 ‘2024년의 홍명보’는 달라졌음을 강조했다. 홍 감독은 “당시엔 아는 선수만 뽑는다는 인맥 축구라는 얘기도 들었다”며 “그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경기에 쓰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다”고 돌아봤다.
10년이 지난 지금, 홍 감독은 자신이 K리그에 정통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K리그에서 3년 반 동안 생활했다”며 “팀에 헌신할 선수나, 경기의 흐름을 바꿀 선수들의 리스트가 머릿속에 있다는 게 매우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떠나지 않는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울산 HD 팬들과 K리그 팬들을 향해선 “저의 선택이 실망감을 드린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홍 감독은 스스로 변한다는 마음이다. 자신을 대표하던 ‘카리스마’도 벗어 던질 생각이다. 홍 감독은 “카리스마는 내가 가진 하나의 특징이지만, 이게 나의 전부를 대변하지는 않는다”며 “그런 형태의 팀 운영 방법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선수단을 이끌기 위한 키워드로 ‘존중·대화·책임·헌신’을 제시하고 팀 내 분위기를 수평적으로 만들겠다고도 선언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