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반효진이 태극기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반효진이 태극기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총을 잡은지 이제 고작 3년 된 17살 여고생이 반란을 일으켰다. 한국 사격 대표팀 역대 최연소 선수인 반효진(대구체고)이 우리나라 역대 하계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반효진은 29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서 251.8점을 쏜 뒤 중국의 황위팅과 슛오프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여자양궁 단체전 금메달로 역대 하계 올림픽 금메달 99개를 달성했던 한국은 반효진의 방아쇠로 100번째 금메달의 금자탑을 쌓았다. 반효진의 금메달은 이번 대회 한국의 네번째 금메달이자, 우리 사격 선수단 4번째 메달이기도 하다.

전날 본선에서 634.5점으로 올림픽 신기록과 함께 전체 1위로 결선에 오른 반효진은 결선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이날 결선에서 그가 기록한 251.8점은 올림픽 타이 기록이다.

공기 소총 결선은 먼저 8명의 선수가 10발을 쏘고, 이후 2발씩 쏴서 가장 점수가 낮은 선수가 한명씩 탈락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반효진은 첫 10발에서 104.8점으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15발째까지 2위를 지키며 황이팅을 0.5점차로 추격했다.

16발에서 반효진은 10.9점 만점을 쏘며 10.3점을 쏜 황위팅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황위팅과 엎치락뒤치락하며 선두 다툼을 벌인 반효진은 22번째 발에서 9점대를 다시 한번 공동 선두가 됐다.

승부는 슛오프에서 단 0.1점차로 갈렸다. 황위팅이 10.3, 반효진이 10.4를 쏘면서 금메달은 반효진의 품에 안겼다.

반효진이 사격을 시작한 것은 도쿄 올림픽이 열렸던 2021년 7월이다. 친구의 권유로 사격에 입문한 그는 일찌감치 재능을 드러냈다. 도쿄 올림픽이 열릴 때만 해도 평범한 중학생이었던 반효진은 총을 잡은 지 두 달 만에 대구 지역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천재성'을 발휘했다.

뛰어난 승부욕과 집중력이 강점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열린 대표 선발전에서 당당히 1위로 파리행 티켓을 따내 주목을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 어린 나이에 뛰어난 재능과 침착한 경기운영을 보이며 한국 사격의 스타 탄생을 알렸다.

대구체고 2학년에 재학 중인 반효진은 이번 메달로 '여고생 소총수' 신화를 이어갔다.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는 여갑순이 서울체고 3학년 재학 중에 여자 소총 금메달리스트가 됐고,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유성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강초현이 여자 소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