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26개월 만에 연 2%대로 하락(채권 가격은 상승)했다. 미국 중앙은행(Fed)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며 외국인 자금이 대거 몰린 영향이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28개월 만에 연 2%대로 내려섰다.

29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2.978%로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 연 3.024%에서 0.046%포인트 하락하면서 2022년 5월 30일(연 2.942%) 후 2년2개월 만에 처음으로 연 2%대로 마감했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0.055%포인트 내린 연 2.990%를 기록했다. 2022년 4월 1일(연 2.942%) 후 처음으로 연 2%대를 나타냈다.

기준금리가 연 3.50%인 것을 감안하면 0.25%포인트씩 두 차례 금리를 내린 것보다 낮은 수준에서 3년·5년 만기 국고채가 거래된 것이다. 채권시장 일각에선 금리 낙폭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이날까지 한국 국채를 4조2052억원 순매수하며 금리 하락을 주도했다. 전월 4조4838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4조원을 돌파했다.

Fed가 정책금리를 조만간 인하할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선제적 베팅’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의 경제 지표도 금리 인하 기대를 키우고 있다. 최근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2%로 나타나면서 기준금리 인하 목소리가 높아져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있다”며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더해져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