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 현안보고…"여야 위원들 이견 없어"
국정원장 "직원 증원 필요…文정부때 승진 간부 옥석 가려 재배치"


국가정보원은 29일 간첩죄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정보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선원 의원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조 원장은 올해 주요 업무현황 중 대외 정보역량 강화 방안에 대해 보고하면서 "외국인대리인등록법(FARA) 및 국가안보기술연구원법 제정, 간첩죄 적용 대상 확대 취지의 형법 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형법상 간첩죄에서는 국가 기밀 정보를 '적국'에 넘길 때만 형사처벌을 하게 돼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북한이 아닌 해외 국가에 대한 간첩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 근거가 없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 한국 정부를 위해 불법으로 활동한 혐의 기소된 사건이 벌어지면서, 우리나라도 외국에 기밀 등을 유출한 사람에 대한 처벌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형 FARA' 제정 필요성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박 의원은 "여야 간 큰 입장차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조 원장은 이날 보고에서 국정원 직원 증원 필요성에 대한 의견도 개진했다.

이에 일부 정보위원은 "그동안 (기존 직원들을) 과도하게 쫓아낸다든지, 과도하게 교육한다든지, 업무 전문 분야에서 배제하는 일이 있었다"며 이와 관련해 먼저 시정을 요구했다고 한다.

또 국정원 직원의 계급 정년 등과 관련해서는 "보다 안정적인 국정원 직원들의 근무 여건과 활동의 미래성을 보장해야 하지 않냐"고 지적하는 민주당 의원도 있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조 원장은 '8∼9월 국정원 간부 인사 예정' 보도와 관련해선 "문재인 정부 시절에 승진했던 고위직위자들에 대해 일방적 교육, 퇴임 조치를 하거나, 권력을 준 것에 대해서는 옥석을 가려서 능력에 따라 재배치하겠다"는 취지로 일반론 차원의 답변이 있었다고 박 의원은 설명했다.
국정원장 "간첩죄 적용대상 확대…한국형 FARA 제정 추진"
한편, 조 원장은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지난 22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준 152㎜ 포탄이 520만발이라고 하는 등 그간 국정원에서 확인해주지 않았던 국방 관련 정보를 밝힌 것은 문제라는 지적에 "과거에는 군사·안보 분야 정보는 절대 바깥에 노출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평가됐으나, 최근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 추세가 전략적 비밀 공개 형태로써 일부를 공개함으로써 유관 국가의 경각심을 일으켜주는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답했다고 국민의힘 간사 이성권 의원이 전했다.

조 원장은 "결과적으로 봤을 때 무기를 거래했던 북한과 러시아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줬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정원은 신 장관이 "152㎜ 포탄이 작년 7월 여름에 (러시아로) 전달됐다"고 한 데 대해 "작년 가을부터 (반출된 것으로) 판단한다.

그때 정도부터 러시아에 무기 전달을 시작했을 것"이라고 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