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찾아다니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 유니버설발레단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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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공연 레퍼토리를 넘어서는 알찬 지방 순회 공연 이어가는 중
중간 성적은 성공적...11월말까지 도전 이어간다
중간 성적은 성공적...11월말까지 도전 이어간다
지난 27일 대전 예술의전당 로비. 유니버설발레단의 전막 고전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 공연을 앞두고 발레 팬들은 설렘에 가득 차 있었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차이코프스키의 3대 발레 중 하나로 불리는 대표작이자, 생전 초연에 성공한 유일한 작품이란 사실에서 생기는 평범한 기대감은 아니었다. 어디선가 "서울에서는 잠미녀(작품을 줄여 부르는 애칭)를 볼 수가 없잖아"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무슨 말일까?
올해 창단 40주년을 맞은 유니버설발레단이 연초 올해 올릴 정기공연의 목록을 발표했을 때, 발레팬들은 생각보다 적은 레퍼토리 개수(6편)에 놀랐다. 그마저 3~4월은 텅 비어있었다. 그러나 발레단은 다 계획이 있었다. 곧바로 40주년을 기념하는 빽빽한 일정의 지방 순회 공연 일정을 알리면서 발레 팬들을 열광시켰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정기공연 목록에 없는, 고전 발레 대작인 '백조의 호수'와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지방의 무대에서만 올리기로 했다. 서울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이 작품들을 만날 수 없다. 발레단 관계자는 "수십년동안 지방 순회 공연을 이어왔지만 올해는 서울 대극장에 집중된 발레 공연을, 지방으로 더욱 분산해 지역의 관객들을 두루 만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조의 호수'를 지나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공연중인 중간 성적은 일단은 성공적이다. 백조의 호수는 3월에 용인, 김천, 진주, 고양에서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이달 부산부터 시작해 경주, 대전 공연을 마쳤고 다음달에는 보령, 창원, 대구에서 무대를 이어간다. 종료된 공연에서는 빈자리를 거의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초등생, 머리를 매끈하게 말아올린 전공 학생, 나이가 지긋한 노신사에 이르기까지 관객들의 구성도 다양했다.
매 공연이 시작되기 전, 문훈숙 단장이 무대에 올리는 작품의 의미를 설명하고, 발레 마임을 직접 보여주는 방식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7일 대전 공연이 시작되기 전, 문단장은 16세 공주 '오로라'로 변신해 우아하고도 재기발랄한 폴 드 브라(팔동작)를 보여줬다. 그는 "꿈꾸는 소녀를 표현하는 듯한 이런 동작이 작품에 유독 많은데요, 어떠신가요. 저도 10살은 어려보이지 않습니까?"라고 농담을 던져 좌중의 웃음을 유도했다. 본격적으로 막이 오르자 무용수들의 태도나 동작 모두 정규 레퍼토리 공연만큼 진실됐고 뛰어났다. 수없이 많은 무대를 경험한 베테랑 무용수가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 분석, 교과서 또는 표본이라 불릴만한 테크닉이 가득했다. 오로라 공주로 분한 발레리나 홍향기가 바늘에 찔려 서서히 잠들어가는 모습은 다른 고전 발레의 비운의 여주인공 '지젤'이 죽어가는 장면이 연상될 정도로 가련했다. 20명의 발레리나가 선보인 칼군무 역시 러시아식 고전 발레가 주는 시각적인 편안함, 정석적인 아름다움을 골고루 보여줬다. 문훈숙 단장이 리허설과 모니터링까지 꼼꼼이 챙기며 단원들을 이끌어간 결과다. 유니버설발레단 관계자는 "백조의 호수나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순회하는 도시 중 한 곳에서는 발레를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한 챔버 공연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챔버 공연이란 120~150분에 이르는 전막 발레의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줄여 스토리에 무리가 없게끔 구성한 70여분짜리 공연을 의미한다. 방방곡곡의 발레 팬들은 물론, 발레를 처음 보는 이들까지 아우르겠다는 뜻이다.
지역의 팬들을 골고루 찾아가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도전은 연말까지 이어진다. '호두까기 인형'은 발레단의 연말 단골 레퍼토리이지만, 올해 12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공연 전인 11월부터 대구와 대전, 성남과 군포, 경기 광주를 돌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전국의 발레 팬들과 함께 연출해 갈 계획이다.
대전=이해원 기자
올해 창단 40주년을 맞은 유니버설발레단이 연초 올해 올릴 정기공연의 목록을 발표했을 때, 발레팬들은 생각보다 적은 레퍼토리 개수(6편)에 놀랐다. 그마저 3~4월은 텅 비어있었다. 그러나 발레단은 다 계획이 있었다. 곧바로 40주년을 기념하는 빽빽한 일정의 지방 순회 공연 일정을 알리면서 발레 팬들을 열광시켰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정기공연 목록에 없는, 고전 발레 대작인 '백조의 호수'와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지방의 무대에서만 올리기로 했다. 서울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이 작품들을 만날 수 없다. 발레단 관계자는 "수십년동안 지방 순회 공연을 이어왔지만 올해는 서울 대극장에 집중된 발레 공연을, 지방으로 더욱 분산해 지역의 관객들을 두루 만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조의 호수'를 지나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공연중인 중간 성적은 일단은 성공적이다. 백조의 호수는 3월에 용인, 김천, 진주, 고양에서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이달 부산부터 시작해 경주, 대전 공연을 마쳤고 다음달에는 보령, 창원, 대구에서 무대를 이어간다. 종료된 공연에서는 빈자리를 거의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초등생, 머리를 매끈하게 말아올린 전공 학생, 나이가 지긋한 노신사에 이르기까지 관객들의 구성도 다양했다.
매 공연이 시작되기 전, 문훈숙 단장이 무대에 올리는 작품의 의미를 설명하고, 발레 마임을 직접 보여주는 방식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7일 대전 공연이 시작되기 전, 문단장은 16세 공주 '오로라'로 변신해 우아하고도 재기발랄한 폴 드 브라(팔동작)를 보여줬다. 그는 "꿈꾸는 소녀를 표현하는 듯한 이런 동작이 작품에 유독 많은데요, 어떠신가요. 저도 10살은 어려보이지 않습니까?"라고 농담을 던져 좌중의 웃음을 유도했다. 본격적으로 막이 오르자 무용수들의 태도나 동작 모두 정규 레퍼토리 공연만큼 진실됐고 뛰어났다. 수없이 많은 무대를 경험한 베테랑 무용수가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 분석, 교과서 또는 표본이라 불릴만한 테크닉이 가득했다. 오로라 공주로 분한 발레리나 홍향기가 바늘에 찔려 서서히 잠들어가는 모습은 다른 고전 발레의 비운의 여주인공 '지젤'이 죽어가는 장면이 연상될 정도로 가련했다. 20명의 발레리나가 선보인 칼군무 역시 러시아식 고전 발레가 주는 시각적인 편안함, 정석적인 아름다움을 골고루 보여줬다. 문훈숙 단장이 리허설과 모니터링까지 꼼꼼이 챙기며 단원들을 이끌어간 결과다. 유니버설발레단 관계자는 "백조의 호수나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순회하는 도시 중 한 곳에서는 발레를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한 챔버 공연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챔버 공연이란 120~150분에 이르는 전막 발레의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줄여 스토리에 무리가 없게끔 구성한 70여분짜리 공연을 의미한다. 방방곡곡의 발레 팬들은 물론, 발레를 처음 보는 이들까지 아우르겠다는 뜻이다.
지역의 팬들을 골고루 찾아가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도전은 연말까지 이어진다. '호두까기 인형'은 발레단의 연말 단골 레퍼토리이지만, 올해 12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공연 전인 11월부터 대구와 대전, 성남과 군포, 경기 광주를 돌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전국의 발레 팬들과 함께 연출해 갈 계획이다.
대전=이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