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크 조코비치가 29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 2회전에서 라파엘 나달을 꺾고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노바크 조코비치가 29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 2회전에서 라파엘 나달을 꺾고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랭킹 2위 노바크 조코비치(37·세르비아)가 ‘흙신’ 라파엘 나달(38·스페인·161위)과의 빅매치에서 승리하고 2024 파리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 16강에 올랐다.

조코비치는 29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대회 테니스 남자 단식 2회전에서 나달에 2-0(6-1 6-4)으로 승리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조코비치와 나달의 상대 전적은 조코비치가 31승 29패로 우위를 지켰다. 조코비치는 이어 열리는 마테오 아르날디(45위·이탈리아)-도미니크 쾨퍼(70위·독일) 경기 승자와 16강에서 만난다.

조코비치와 나달의 경기는 이번 파리올림픽 최고의 ‘라이벌전’으로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톱 시드를 받은 조코비치는 메이저 대회 단식 최다 우승 기록(24회) 보유자다. 나달은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에서만 역대 최다인 14번 정상에 오른 선수다. 특히 1986년생 나달과 1987년생 조코비치 모두 이번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점에서 둘 중 한 명만 16강에 오를 수 있게 된 대진표가 팬들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두 선수의 컨디션은 모두 정상이 아니었다. 조코비치는 6월 초 프랑스오픈 8강을 앞두고 무릎 부상으로 기권한 뒤 수술대에 올라 오른쪽 무릎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나왔고, 나달 역시 부상 때문에 지난해부터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진 상태다.

경기가 시작되자 최근까지 세계 정상급 기량을 유지했던 조코비치가 나달을 압도했다. 1세트를 불과 39분 만에 6-1로 끝냈고, 2세트 역시 초반 4-0으로 달아나며 비교적 손쉽게 16강 진출 티켓을 가져왔다.

프랑스 팬들은 경기 흐름이 일방적으로 되자 ‘나달’을 연호하며 응원하기도 했다. 스타드 롤랑가로스에는 2021년 나달의 동상이 세워지는 등 이 코트의 주인공은 나달이나 다름없었다.

나달이 2세트 0-4에서 내리 4게임을 따내 4-4 동점을 만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팬들의 응원이 나달 추격의 원동력이 된 듯했다. 그러나 내리 2게임을 내줘 승부를 더 길게 끌고가지 못했다.

나달은 올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단식을 석권한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한 조로 출전한 남자 복식에서는 16강에 올라 있다. 올림픽에서 조코비치는 2008년 베이징 대회 단식 동메달이 최고 성적이고 나달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단식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