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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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자녀를 둔 주부 박예은 씨(가명·38)는 최근 아이 식사 메뉴 고민이 많다. 아이의 학교 영양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비슷하게 요리해 내놨지만 아이로부터 “그 맛이 아니다”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박 씨는 “영양사 인스타그램을 보면 ‘랍스터부터 디저트까지 다양한 메뉴를 먹을 때가 많구나’ 하고 안심한다”면서도 “급식 메뉴가 워낙 잘 나오다 보니 엄마들끼리 어느 브랜드 제품을 쓴 건지 알아내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학교 급식에서 다양한 음식을 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학교에서 급식 메뉴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영양사들이 SNS에 ‘급식 인증샷’으로 맛있는 급식을 보여주는 문화가 자리 잡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30일 기준 인스타그램에 '급식' '급식스타그램' '영양사' 등의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40~50만개에 달할 정도다.

맛·품질 다 잡자…'급식용 대용량 밀키트'가 특식으로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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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급식 트렌드 변화로 업체가 학교에 납품하는 급식 재료가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맞벌이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안전하고 다채로운 고품질 급식 메뉴가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CJ프레시웨이가 어린이·청소년 급식 경로에 유통하는 ‘급식용 대용량 밀키트’의 올해 상반기 (1월부터 5월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늘었다. 이 제품은 밀키트의 반조리 개념을 적용해 전처리 된 식자재와 완제 소스를 약 30인분 용량으로 구성한 형태. 회사 관계자는 “밀키트류는 간단한 조리법으로 외식 메뉴를 구현할 수 있어 급식장에서 유용하게 활용된다. 특식 메뉴용으로 잘 나간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현재까지 40여종의 메뉴를 급식 밀키트 상품으로 출시했다. 수요가 계속 늘어나 메뉴 다변화에 힘쏟고 있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신상품은 누룽지 통한마리 장어튀김(장어튀김+소스 구성), 달달바로우 세트(달고기튀김+소스), 노상식당 분짜세트(고기+쌀면+소스 구성) 등이다.
사진=CJ프레시웨이 제공
사진=CJ프레시웨이 제공
간식류 상품 매출 성장세도 눈에 띈다. CJ프레시웨이에 따르면 올해 1~4월 급식에 유통하는 어린이·청소년 간식류 누적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늘었다. 이 기간 매출 상승 폭이 큰 상품군은 주스(연평균 50%), 빵(38%), 떡(173%) 순이었다. 주스류는 자체 브랜드 과채주스 ‘아이누리’의 판매량이 많았는데 지난해에만 480만팩이 팔렸다.

간식류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하며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외부 협력사와 독점 유통 상품을 개발하고 국내외 유명 브랜드를 선보이며 상품 경쟁력을 강화한 게 통했다. 수제 마카롱 전문 브랜드 ‘더블스윗’과 기획한 CJ프레시웨이 전용 상품은 지난해 약 260만개 팔려나갔다. 회사 관계자는 “학교 급식은 ‘친구들과 함께 즐기고 공유하는 식문화’라는 면에서 외식과는 다른 차별화된 맛과 경험을 제공하는 채널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 개별 입맛 맞춤형 제품도…디저트류 특히 인기

아워홈은 간식류와 더불어 학생 개별 입맛에 맞춰 즐길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프리미엄 식재 브랜드 ‘아워키즈’ 바탕으로 친환경 농산물, 동물복지인증 축산물, 수산물 이력제로 철저하게 관리되는 수산물 등을 청소년 대상으로 유통하고 있다. 이 중 청소년 급식으로 유통 중인 아워키즈 제품군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다.

품목별로 보면 미니 머핀류, 마들렌등류 등 아워홈이 직접 제조한 베이커리류 제품 매출이 40% 늘었다. ‘아워키즈 덜매운 포기 김치’ 3종 등 김치류 제품 매출도 30% 증가했다. 이외에도 훈제오리슬라이스, 정육 한우 등 무항생제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회사는 소개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성장기 학생들의 건강을 돕고 영양 성분을 고려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유기농 및 무농약 원료로 영양 공급을 강화했으며 상품 규격과 포장은 물론 식재료 크기와 형태까지 수요자 환경에 최적화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건강과 기호에 맞는 메뉴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메뉴 차별화와 함께 균형 잡힌 식단을 제공해 안전한 식생활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급식 서비스 역시 외식 트렌드에 기반해 다양한 식경험을 주는 채널로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상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경험 대신 새롭고 독창적인 경험을 선호하는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 특성도 급식 서비스의 진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귀띔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