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S 교주 정명석 /사진=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포스터
JMS 교주 정명석 /사진=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포스터
여신도들을 성추행하고 강제 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78) 씨의 항소심 구속기간이 다음 달 중순 만료되는 가운데, 판결이 늦어지면서 석방 상태로 재판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고 구속 상태로 재판 중인 정 씨의 항소심 구속기간이 내달 15일 만료된다. 항소심만 놓고 본다면 정씨는 내달 15일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일주일 후인 8월 22일로 예정된 공판에 출석하게 된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1심에서 구속된 피의자는 항소심에서 2달씩 최대 3번 구속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데, 검찰은 이미 정씨의 항소심 구속기간을 6개월 모두 연장했기 때문에 더는 연장할 수 없다. 문제는 항소심 판결이 늦어지면서 정씨의 구속기간이 만료된 이후에도 재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본래 정씨의 결심은 지난 25일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재판에서 증인 신문이 길어지면서 항소심을 맡은 대전고법 형사3부(김병식 부장판사)는 내달 22일 다시 공판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지난 공판에서 검찰은 정씨의 구속기간 만료일을 고려해 밤늦게라도 증인 신문을 마치자고 항의했지만,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측은 재판이 늦어져 정씨가 불구속 상태까지 되는 상황에 반발하고 있다. 정씨의 성범죄 피해 신도들을 돕고, 그의 범죄 행위를 폭로해 왔던 김도형 단국대 교수는 "재판부가 지난 25일 결심을 열겠다던 당초의 결정을 번복, 검찰의 반대의견도 묵살하고 정씨 측 변호인 의견을 받아들여 내달 22일 공판을 재개하기로 했다"며 "구속 만기 이후에 재판하게 되면 정씨가 석방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데,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고통은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검찰 측은 추가로 기소된 정씨의 범죄 행위 등을 고려해 1심 재판부와 구속기간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지검은 지난 5월 또 다른 여성 신도 2명에게 19차례에 걸쳐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혐의(준강간)로 정씨와 측근들을 추가로 기소한 바 있다.

정씨 측은 자연스러운 연기라는 입장이다. 지난 공판에서 증인 신문이 제대로 끝나지 못했고, 보석을 위해 기일을 연장하거나 속행을 요구한 게 아니라고 해당 상황에 대해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