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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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자동차부품기업 덴소가 농업 자동화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향후 기후위기 등에 대비해 농산물 재배 산업이 급성장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덴소의 야스시 무카이 지속가능식품부문 임원은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기후위기와 노동력 부족 등을 타개하기 위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온실 산업' 시장에서 점유율을 더욱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인 도요타의 자회사인 덴소는 자동차부품 시장에서 독일 보쉬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큐알코드를 만든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첨단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끊임없이 이어온 덴소가 최근 새로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농업이다. 자동화된 온실 시스템이 미래 먹거리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전망에서다. 덴소는 지난해 "농업자동화 사업부를 회사의 두 번째 주축 사업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덴소의 자동화 기계 및 공기 환기 기술 등을 활용한 온실 사업이 대표적이다.

덴소의 매출은 여전히 대부분 도요타 그룹에 공급하는 자동차 부품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3회계연도 기준으로 덴소의 총 매출(약 6270억 엔)에서 모빌리티 전자 제품, 열 시스템, 파워트레인 시스템 등 자동차 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97%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덴소는 2035회계연도까지 농업자동화 부문의 매출 비중을 2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전 세계 온실 등 농업자동화 시장은 7000억 엔 규모로 추산되며, 덴소의 시장 점유율은 2% 남짓으로 집계됐다. 전체 시장 규모가 2035년이면 2조 엔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덴소는 관련 투자에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네덜란드 온실제조 및 원예솔루션 제공업체인 세르톤을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올해 5월엔 자동 토마토 수확 기계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세르톤의 롯테 반 레인 최고경영자(CEO)는 "기후위기, 물 부족, 노동력 부족 등은 장기적인 식량 안보를 위해 농업 부문의 혁신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