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 사진=KT 제공
김영섭 KT 대표. 사진=KT 제공
김영섭 KT 대표가 지난 28일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김 대표는 소버린(자주적인) 인공지능(AI) 사업 전략을 정비하고 구체화하기 위해 이번 출장을 기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28일 약 일주일간 유럽 출장을 위해 출국했다. 지난달 초 미국 워싱턴주 레이먼드의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를 방문하고 두 달 여만의 해외 출장이다. 김 대표는 이번 출장에서 이탈리아 등 유럽 3개국을 다니며 MS 소버린 AI·클라우드 솔루션이 적용된 현장을 둘러볼 계획이다.

KT는 지난달 MS와 AI·클라우드 분야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 일을 기점으로 KT의 AI 사업 전략은 뿌리째 바뀌었다는 후문이다. KT는 요즘 자체 인프라와 데이터를 이용한 소버린 AI·클라우드를 개발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소버린 AI는 비영어권 국가들이 영어권 빅테크에 종속되지 않는 자체 AI 확보로 디지털 자주권을 지키는 것을 말한다.

이 회사는 한국형 AI·클라우드·IT 서비스를 출시해 ‘AICT(AI+ICT) 컴퍼니’로 존재감을 키운다는 목표다. 지난해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믿음’과는 별개다. 자체 개발 LLM만으로는 글로벌 AI 시장에서 승부를 보기 어렵다는 게 김 대표의 판단이다.

특히 국내 공공과 금융 분야에 특화된 소버린 AI·클라우드 개발에 힘을 쏟는 중이다. 공공과 금융 분야 특성상 보안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MS 발 ‘정보기술(IT) 대란’이 일어났던 만큼, 김 대표가 현장을 더 꼼꼼하게 살펴보고 향후 전략을 수립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오는 9월 MS와의 협력 내용을 구체화하고 사업 방향성을 정하기에 앞서 김 대표가 시장 동향 분석 및 현장 확인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