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4곳에 댐 만들어 극한기상 대비할 '물그릇'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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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간 신규 다목적댐 '전무'…수도권 용수공급에만 댐 용량 94% 사용
'시간당 146mm 집중호우·227일 가뭄' 등 극한기상에 댐 건설 필요성 커져
'환경오염·수몰지역 보상·예산 확보' 등 난관도 여럿 정부가 극한 홍수나 가뭄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댐을 건설해 '물그릇'을 늘린다.
환경부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을 발표하면서 "기후위기가 현실화한 가운데 홍수·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미래 물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물그릇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진작 신규 댐을 추진했더라면 2022년 태풍 '힌남노'나 2022∼2023년 남부지방을 덮친 가뭄 등 극한 기상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얘기다.
지방자치단체들도 홍수 방어능력을 키우고 지역주민을 위한 생·공용수 공급을 늘리기 위해 댐 신설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뜻이 합치한 만큼 댐 건설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지만, 관련 예산 확보와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환경오염, 수몰지역 주민 보상 등 해결해야 할 난제도 여럿이다. ◇ '물그릇' 확보 더는 미룰 수 없다…14년 만에 신규 댐 추진
환경부가 이날 기후위기댐 후보지 14곳을 발표한 데는 기후변화로 극한 홍수·가뭄이 점차 '상시화'하는 상황에서 더는 댐 건설을 미룰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신규 댐 추진 계획을 직접 발표하면서 "지금 시작해도 10여년 정도가 소요되는 만큼 최근의 기후 위기를 감안할 때 댐 건설을 더 이상 늦출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목적댐 건설은 2010년 착공된 경북 영천의 보현산 다목적댐 이후 14년간 전무한 상황이다.
그사이 기후변화가 빠르게 나타나면서 우리나라 기상 상황은 점점 극한으로 치달았다.
환경부에 따르면 경기 파주(873㎜), 충남 부여(809㎜), 전북 익산(704㎜) 등에서는 7월 한 달간 강수량이 연 강수량의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익산은 500년 빈도 이상의 강우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2022년 서울 동작구에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은 강도인 시간당 141mm의 집중호우가 내렸는데, 이달 전북 군산에는 시간당 146mm의 집중호우가 내려 불과 2년 만에 기록을 경신했다.
극한호우 등으로 인한 최근 3년간 피해액은 1조6천억원이 넘고, 인명 피해도 85명에 달했다.
반대로 2022년 남부지방에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긴 227일 동안의 가뭄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생활용수 부족과 함께 국가산업단지 내 공장 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환경부는 2022년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본 경북 포항 냉천 유역의 경우 상류에 항사댐이 미리 건설됐더라면 피해를 크게 줄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광주·전남 가뭄도 인근에 댐이 있었다면 가뭄이 제일 높은 '심각' 단계까지 가지 않고 위기를 해소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
생활용수 공급량이 점차 줄어드는 것도 댐 추진이 필요한 이유로 꼽힌다.
수도권 용수 공급의 주요 원천인 강원 춘천의 소양강댐과 충북 충주의 충주댐은 용량의 94%를 이미 사용했다.
환경부는 "극한 가뭄이 발생하면 정상적인 생활용수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가 전략산업 지원에 필요한 미래 물 수요에 대응하려면 새로운 물그릇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지자체도 댐 유치 경쟁…'예산·보상·환경오염' 난관 넘어야
환경부가 댐 신설 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자체들은 경쟁적으로 유치 경쟁을 벌여왔다.
환경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6월 이후 17개 지방자치단체에서 21곳에 댐을 신설해달라고 신청했다.
울산 울주군, 경남 김해·거제·의령·함양, 경북 포항·김천·예천·경주, 전남 순천·장흥·강진·고흥·영광, 경기 연천, 강원 삼척, 대구 등이 댐 신설을 신청한 지자체다.
이들은 홍수 방어능력을 갖추고 지역주민과 산업을 위한 생·공용수를 공급하려면 댐 신설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번에 환경부가 발표한 기후위기댐 후보지 14곳 중 경기 연천(아미천), 강원 삼척(산기천), 경북 김천(감천), 경북 예천(용두천), 경남 거제(고현천), 경남 의령(가례천), 울산 울주(회야강), 전남 순천(옥천), 전남 강진(병영천) 등 9곳이 지자체가 신청한 지역이다.
여기에 강원 양구(수입천), 충남 청양(지천), 충북 단양(단양천), 경북 청도(운문천), 전남 화순(동복천)까지 모두 14개 댐이 만들어지면 총저수용량 3억2천만t을 확보하게 된다.
댐별로는 한 번에 80∼220㎜의 비가 오더라도 이를 수용할 수 있는 홍수 방어능력을 갖춘다.
새롭게 공급되는 물은 연간 2억5천만t으로 220만명의 시민이 사용할 수 있다.
일단 후보지 윤곽이 모두 나왔지만, 착공까지 거쳐야 할 관문이 몇 가지 남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동의다.
댐 건설로 수몰되거나 다른 지역과 단절되는 지역에 대한 적절한 지원책이 없다면 주민 반대로 무산될 수 있다.
현재도 법에 따라 28개 댐 주변 59개 지자체에 지원사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지원 규모가 댐 때문에 입은 피해의 5%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댐 건설비와 댐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도 있다.
댐을 건설할 때 온실가스가 대량 배출되고 댐 건설로 물이 고이면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메탄이 많이 배출될 수 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0배 이상 큰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환경부는 8월부터 지역 설명회, 공청회 등을 통해 주민에게 댐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재정당국 등 관계기관과 충분한 협의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출신의 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요구자료에서 "그간 소극적이었던 댐 건설과 하천 준설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한 추진 의사를 밝혔다.
협의가 마무리되면 '수자원의 조사·계획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에 댐 후보지를 반영하고 댐별로 기본구상, 타당성 조사, 기본계획 수립 등의 후속 절차를 밟는다.
이 과정에서 구체적인 댐의 위치, 규모, 용도 등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시간당 146mm 집중호우·227일 가뭄' 등 극한기상에 댐 건설 필요성 커져
'환경오염·수몰지역 보상·예산 확보' 등 난관도 여럿 정부가 극한 홍수나 가뭄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댐을 건설해 '물그릇'을 늘린다.
환경부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을 발표하면서 "기후위기가 현실화한 가운데 홍수·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미래 물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물그릇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진작 신규 댐을 추진했더라면 2022년 태풍 '힌남노'나 2022∼2023년 남부지방을 덮친 가뭄 등 극한 기상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얘기다.
지방자치단체들도 홍수 방어능력을 키우고 지역주민을 위한 생·공용수 공급을 늘리기 위해 댐 신설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뜻이 합치한 만큼 댐 건설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지만, 관련 예산 확보와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환경오염, 수몰지역 주민 보상 등 해결해야 할 난제도 여럿이다. ◇ '물그릇' 확보 더는 미룰 수 없다…14년 만에 신규 댐 추진
환경부가 이날 기후위기댐 후보지 14곳을 발표한 데는 기후변화로 극한 홍수·가뭄이 점차 '상시화'하는 상황에서 더는 댐 건설을 미룰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신규 댐 추진 계획을 직접 발표하면서 "지금 시작해도 10여년 정도가 소요되는 만큼 최근의 기후 위기를 감안할 때 댐 건설을 더 이상 늦출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목적댐 건설은 2010년 착공된 경북 영천의 보현산 다목적댐 이후 14년간 전무한 상황이다.
그사이 기후변화가 빠르게 나타나면서 우리나라 기상 상황은 점점 극한으로 치달았다.
환경부에 따르면 경기 파주(873㎜), 충남 부여(809㎜), 전북 익산(704㎜) 등에서는 7월 한 달간 강수량이 연 강수량의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익산은 500년 빈도 이상의 강우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2022년 서울 동작구에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은 강도인 시간당 141mm의 집중호우가 내렸는데, 이달 전북 군산에는 시간당 146mm의 집중호우가 내려 불과 2년 만에 기록을 경신했다.
극한호우 등으로 인한 최근 3년간 피해액은 1조6천억원이 넘고, 인명 피해도 85명에 달했다.
반대로 2022년 남부지방에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긴 227일 동안의 가뭄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생활용수 부족과 함께 국가산업단지 내 공장 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환경부는 2022년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본 경북 포항 냉천 유역의 경우 상류에 항사댐이 미리 건설됐더라면 피해를 크게 줄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광주·전남 가뭄도 인근에 댐이 있었다면 가뭄이 제일 높은 '심각' 단계까지 가지 않고 위기를 해소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
생활용수 공급량이 점차 줄어드는 것도 댐 추진이 필요한 이유로 꼽힌다.
수도권 용수 공급의 주요 원천인 강원 춘천의 소양강댐과 충북 충주의 충주댐은 용량의 94%를 이미 사용했다.
환경부는 "극한 가뭄이 발생하면 정상적인 생활용수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가 전략산업 지원에 필요한 미래 물 수요에 대응하려면 새로운 물그릇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지자체도 댐 유치 경쟁…'예산·보상·환경오염' 난관 넘어야
환경부가 댐 신설 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자체들은 경쟁적으로 유치 경쟁을 벌여왔다.
환경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6월 이후 17개 지방자치단체에서 21곳에 댐을 신설해달라고 신청했다.
울산 울주군, 경남 김해·거제·의령·함양, 경북 포항·김천·예천·경주, 전남 순천·장흥·강진·고흥·영광, 경기 연천, 강원 삼척, 대구 등이 댐 신설을 신청한 지자체다.
이들은 홍수 방어능력을 갖추고 지역주민과 산업을 위한 생·공용수를 공급하려면 댐 신설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번에 환경부가 발표한 기후위기댐 후보지 14곳 중 경기 연천(아미천), 강원 삼척(산기천), 경북 김천(감천), 경북 예천(용두천), 경남 거제(고현천), 경남 의령(가례천), 울산 울주(회야강), 전남 순천(옥천), 전남 강진(병영천) 등 9곳이 지자체가 신청한 지역이다.
여기에 강원 양구(수입천), 충남 청양(지천), 충북 단양(단양천), 경북 청도(운문천), 전남 화순(동복천)까지 모두 14개 댐이 만들어지면 총저수용량 3억2천만t을 확보하게 된다.
댐별로는 한 번에 80∼220㎜의 비가 오더라도 이를 수용할 수 있는 홍수 방어능력을 갖춘다.
새롭게 공급되는 물은 연간 2억5천만t으로 220만명의 시민이 사용할 수 있다.
일단 후보지 윤곽이 모두 나왔지만, 착공까지 거쳐야 할 관문이 몇 가지 남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동의다.
댐 건설로 수몰되거나 다른 지역과 단절되는 지역에 대한 적절한 지원책이 없다면 주민 반대로 무산될 수 있다.
현재도 법에 따라 28개 댐 주변 59개 지자체에 지원사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지원 규모가 댐 때문에 입은 피해의 5%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댐 건설비와 댐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도 있다.
댐을 건설할 때 온실가스가 대량 배출되고 댐 건설로 물이 고이면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메탄이 많이 배출될 수 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0배 이상 큰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환경부는 8월부터 지역 설명회, 공청회 등을 통해 주민에게 댐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재정당국 등 관계기관과 충분한 협의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출신의 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요구자료에서 "그간 소극적이었던 댐 건설과 하천 준설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한 추진 의사를 밝혔다.
협의가 마무리되면 '수자원의 조사·계획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에 댐 후보지를 반영하고 댐별로 기본구상, 타당성 조사, 기본계획 수립 등의 후속 절차를 밟는다.
이 과정에서 구체적인 댐의 위치, 규모, 용도 등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