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는 서울 양천구 목동과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목동과 여의도가 그 지역 일대의 ‘벤치마크 시세’로 인식되면서 시세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거래 규제' 묶인 목동·여의도, 신고가 속출…주변 시세 주도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목동 2단지 전용면적 97㎡는 지난 6일 21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26일엔 21억7000만원에 팔리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작년 말 20억7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매매가 뚝 끊어졌다가 지난 5월 들어 다시 트였다.

목동 7단지 전용 74㎡는 3일 20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다시 썼다. 이 단지 전용 66㎡는 19일 18억5000만원에 손바뀜하면서 1년 만에 2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목동 1단지(전용 65·96㎡), 5단지(전용 95㎡), 8단지(전용 105㎡), 10단지(전용 79㎡), 14단지(전용 92㎡) 등에서 지난달부터 중소형 위주로 신고가가 나왔다.

목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막혀 2021년부터 시세가 눌려 있었던 탓에 최근에서야 본격적으로 오르고 있다”며 “재건축 정비계획이 가시화하면서 호재가 반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목동6단지는 이달 초 목동 단지 중 최초로 정비계획이 확정됐다. 목동4단지와 14단지를 비롯해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진행 중인 재건축 단지 모두 연말까지 정비계획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여의도도 이달 들어 시범·광장·미성 등의 ‘국민주택형’에서 신고가가 잇따랐다. 시범 전용 118㎡는 19일 27억원에 거래됐다. 1년여 만에 5억원이 올랐다. 미성 전용 101㎡는 12일 23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억원 가까이 오르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여의도 대교 전용 95㎡는 지난달 21억7000만원으로 한 달 만에 2억원 넘게 뛰었다. 여의도도 목동처럼 재건축으로 힘을 받는 분위기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곳이 ‘좌표’처럼 오히려 시세를 주도하면서 전고점을 넘어 계속 오르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