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대효과' 우려…행정통합 난항 겪는 지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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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멸 막을 해법 vs 대도시의 주변도시 흡수
현대차·KCC 등 공장 유치한 완주
전주와 통합땐 일자리 뺏길 우려
유희태 군수 "자체 시 승격 추진"
목포·신안, 여섯 차례 통합 시도
신안 군민 62%가 반대 의견
대전·충남 금산도 11년째 제자리
현대차·KCC 등 공장 유치한 완주
전주와 통합땐 일자리 뺏길 우려
유희태 군수 "자체 시 승격 추진"
목포·신안, 여섯 차례 통합 시도
신안 군민 62%가 반대 의견
대전·충남 금산도 11년째 제자리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올해 통합 특별법을 제정하기로 하며 호남과 충청권 지방자치단체의 통합 논의도 재점화하고 있다. 하지만 통합 대상 지자체 중 규모가 작은 지역 주민들이 ‘빨대 효과’ 등을 우려해 반발하면서 통합 행보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김관영 전북지사는 지난 22일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이 성사되면 특례시 지정을 신속히 추진하고 재정 자율권을 늘리겠다”며 이들 지자체의 통합 논의를 꺼냈다.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 시도는 이번이 네 번째다. 인구 64만 명의 전주는 전북에서 가장 큰 도시지만, 전주를 도넛 형태로 둘러싼 완주 때문에 발전이 가로막혀 있다. 기업을 유치하고 싶어도 산업 용지가 부족해 투자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2027년 준공이 목표인 65만5969㎡ 규모의 탄소 소재 국가산단이 전주의 마지막 산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완주(821㎢)는 그동안 전주(206㎢)보다 네 배나 더 큰 면적을 바탕으로 현대자동차 공장, KCC 공장 등 굵직한 기업을 유치해왔다. 완주는 군 단위 기초단체지만 전북 내 시 단위 지역인 정읍, 김제, 남원보다 세수입이 높다. 전북도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전주·완주 통합에 나서는 이유다.
완주 주민들은 ‘자체적으로 살 만한데, 통합하면 행정 기능과 일자리를 전주에 뺏길 것’이라며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완주군의회는 통합을 반대하는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고, 유희태 완주군수는 “인구가 10만 명에 이르는 만큼 자체 시 승격을 추진하겠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1994년부터 여섯 차례나 통합을 추진해온 전남 목포시와 신안군도 상황은 비슷하다. 면적이 51.7㎢에 불과한 목포는 열 배 이상 큰 신안(655㎢)과의 통합에 주력하고 있다. 박홍률 목포시장은 11일 “목포와 신안이 합치면 신안시로 이름 바꾸겠다”며 “통합청사도 신안 지역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신안 주민들은 떨떠름한 반응이다. 지난해 10월 목포·신안 통합 관련 지역민 여론조사에선 신안 군민 62.8%가 통합에 반대했다.
대전시와 충남 금산의 통합 논의도 11년째 제자리다. 2013년 충남도청 청사가 대전에서 내포신도시(충남 홍성·예산)로 이전하며 본격화했다. 하지만 충청남도가 반대 입장을 밝힌 데다 주민들도 의견이 엇갈려 통합 논의는 더 이상 진전하지 못했다. 지역경제 규모가 커지고, 도시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주장과 대도시가 주변 도시를 흡수하는 것처럼 금산 인구가 대전으로 이동하는 빨대 효과가 심해질 뿐이라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충청남도가 반대하면 통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성사된 대구시와 경북 군위군 통합은 경상북도의 찬성이 결정적이었다.
대전금산통합 범시민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고령화 시대에 인구 5만 명까지 무너진 금산은 정주 인구 증가에 한계가 있어 생활권이 같은 대전과 통합해야 살아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충청남도 관계자는 “충청권 메가시티를 논의하는 시점에 대전·금산 통합 논의는 맞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전주·목포=임동률 기자/대전·금산=임호범·강태우 기자 exian@hankyung.com
30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김관영 전북지사는 지난 22일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이 성사되면 특례시 지정을 신속히 추진하고 재정 자율권을 늘리겠다”며 이들 지자체의 통합 논의를 꺼냈다.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 시도는 이번이 네 번째다. 인구 64만 명의 전주는 전북에서 가장 큰 도시지만, 전주를 도넛 형태로 둘러싼 완주 때문에 발전이 가로막혀 있다. 기업을 유치하고 싶어도 산업 용지가 부족해 투자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2027년 준공이 목표인 65만5969㎡ 규모의 탄소 소재 국가산단이 전주의 마지막 산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완주(821㎢)는 그동안 전주(206㎢)보다 네 배나 더 큰 면적을 바탕으로 현대자동차 공장, KCC 공장 등 굵직한 기업을 유치해왔다. 완주는 군 단위 기초단체지만 전북 내 시 단위 지역인 정읍, 김제, 남원보다 세수입이 높다. 전북도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전주·완주 통합에 나서는 이유다.
완주 주민들은 ‘자체적으로 살 만한데, 통합하면 행정 기능과 일자리를 전주에 뺏길 것’이라며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완주군의회는 통합을 반대하는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고, 유희태 완주군수는 “인구가 10만 명에 이르는 만큼 자체 시 승격을 추진하겠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1994년부터 여섯 차례나 통합을 추진해온 전남 목포시와 신안군도 상황은 비슷하다. 면적이 51.7㎢에 불과한 목포는 열 배 이상 큰 신안(655㎢)과의 통합에 주력하고 있다. 박홍률 목포시장은 11일 “목포와 신안이 합치면 신안시로 이름 바꾸겠다”며 “통합청사도 신안 지역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신안 주민들은 떨떠름한 반응이다. 지난해 10월 목포·신안 통합 관련 지역민 여론조사에선 신안 군민 62.8%가 통합에 반대했다.
대전시와 충남 금산의 통합 논의도 11년째 제자리다. 2013년 충남도청 청사가 대전에서 내포신도시(충남 홍성·예산)로 이전하며 본격화했다. 하지만 충청남도가 반대 입장을 밝힌 데다 주민들도 의견이 엇갈려 통합 논의는 더 이상 진전하지 못했다. 지역경제 규모가 커지고, 도시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주장과 대도시가 주변 도시를 흡수하는 것처럼 금산 인구가 대전으로 이동하는 빨대 효과가 심해질 뿐이라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충청남도가 반대하면 통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성사된 대구시와 경북 군위군 통합은 경상북도의 찬성이 결정적이었다.
대전금산통합 범시민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고령화 시대에 인구 5만 명까지 무너진 금산은 정주 인구 증가에 한계가 있어 생활권이 같은 대전과 통합해야 살아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충청남도 관계자는 “충청권 메가시티를 논의하는 시점에 대전·금산 통합 논의는 맞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전주·목포=임동률 기자/대전·금산=임호범·강태우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