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주로 꼽히는 태양광 업체 퍼스트솔라가 미국 대선 정국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한 달 반 만에 주가가 27% 가까이 빠졌다. 친환경 정책에 비판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며 주가가 내렸지만 월가에선 곧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 폭락' 퍼스트솔라…월가, 목표가 높인 이유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퍼스트솔라는 전날보다 2.8% 하락한 22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22년 8월 IRA가 발효될 당시 100달러에 불과하던 주가는 약 2년 만에 두 배 넘게 올랐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지난 6월 12일 연고점(300.71달러) 대비 26.7% 급락했다.

월가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하면 퍼스트솔라를 비롯해 친환경 에너지 기업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IRA를 폐기할 가능성이 높아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대중국 관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어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기업은 수익성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퍼스트솔라의 최근 주가 하락 폭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도 자국 친환경·첨단산업 육성과 일자리 보호 때문에 IRA를 완전히 폐지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 때문이다. 퍼스트솔라는 ‘공급망 내재화’ 전략을 추진한 덕분에 중국산 관세 인상으로 오히려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태양 에너지 제조 업체 연합의 마이크 카 회장은 “퍼스트솔라는 중국산 제품을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JP모간, 제프리스 등은 최근 퍼스트솔라 목표주가를 높여 잡았다. JP모간은 퍼스트솔라 목표주가를 이달 중순 262달러에서 282달러로, 제프리스는 이달 초 211달러에서 258달러로 상향했다.

연구개발 투자도 활발하다. 지난해 퍼스트솔라는 전년 대비 35% 증가한 1억5200만달러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최근엔 오하이오주에 미국 최대 태양광 연구 시설을 열었다. 미국 경쟁 업체들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신규 공장 프로젝트를 취소·연기하는 분위기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