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 위치한 일본은행 건물에서 일본 국기가 휘날리는 모습. 사진=한국경제신문
일본 도쿄에 위치한 일본은행 건물에서 일본 국기가 휘날리는 모습. 사진=한국경제신문
일본은행이 31일 기준금리를 연 0.25%로 인상했다.

일본은행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0.1%에서 연 0.25%로 올렸다. 지난 3월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한 뒤 첫 추가 인상이다. 기준금리가 연 0.25%로 오르면서 15년 7개월 만에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직후인 2008년 12월(0.3%포인트 안팎) 수준으로 돌아가게 됐다.

일본은행은 임금 인상 등으로 물가와 경기가 상승 기조에 있다고 판단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해 27개월 연속 2%를 웃돌았다.

앞서 30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크게 올랐다.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2엔대로 하락(엔화 가치 상승)했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관측에 따라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줄어들 것으로 판단한 시장에서 엔 매수·달러 매도 움직임이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3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달러당 152엔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거품 경제’ 붕괴 이후 일본은행은 1999년 ‘제로 금리’ 정책을 시작했다. 오랜 기간 초저금리 정책에 따른 부작용으로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지난 4월 말에는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60엔대로 치솟으며 엔화 가치가 1990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역사적인 엔저가 일본은행의 금융 정상화를 뒷받침하는 재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일본은행은 국채 매입을 줄이는 ‘양적 긴축’도 결정했다. 그동안 매월 6조엔 정도 국채를 매입했지만, 내년 말까지 매월 3조엔 정도로 줄이기로 했다. 이날 오후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을 열고 통화정책 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다.

도쿄=김일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