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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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지상파 방송사들이 2024 파리올림픽에서 배드민턴 여자 안세영 선수의 조별 라운드 첫 경기를 생중계하지 않아 한차례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세계 랭킹 2위 펜싱 여자 에페 단체팀 8강전 역시 생중계하지 않으면서 '시청률 만능주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송세라(부산광역시청), 강영미(광주광역시 서구청), 이혜인(강원도청), 최인정(계룡시청)으로 구성된 '팀 세계랭킹 2위' 한국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은 3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여자 에페 단체전에서 5위를 기록했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 대회 당시 단체전 은메달을 거머쥐었던 여자 에페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노렸지만, 개최국이자 펜싱 종주국인 '세계 랭킹 9위' 프랑스에 발목 잡히면서 8강에서 조기 탈락했다.

더불어 이들의 경기가 고국에서 생중계되지 않는 설움까지 겪어야 했다.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후배 선수들도 올림픽 공식 누리집을 통해 제공되는 점수판만 바라보며 마음을 졸였다는 후문이다. 에페 대표 선수 강영미가 소속된 광주 서구청 팀의 감독과 동료들은 현지에 있는 선수와 영상통화를 하며 경기를 지켜봤다.

여자 에페 대표팀의 경기가 생중계되지 않은 건 파리올림픽을 중계하는 지상파 3사가 모두 신유빈, 임종훈 선수의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에 집중했기 때문. 적지 않은 시청자는 각 방송사가 중계의 다양성을 무시한 채 모두 같은 경기를 중계한 부분에 문제를 제기하며 비판했다. 금메달을 목표로 하는 에페 대표팀의 경기임에도 중계에서 외면받으면서 다양성을 외면받았다는 것.

지상파 3사의 편중 중계 문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8일 온라인 커뮤니티 DC인사이드 배드민턴 갤러리에는 "배드민턴 여자 세계랭킹 1위 안세영 선수의 조별 라운드 첫 경기를 TV 생중계조차 하지 않은 지상파 3사의 안면박대한 '시청률 만능주의'를 규탄한다"면서 성명문이 게재됐다.

성명문은 각 방송사가 여자 양궁 단체전 4강전 경기를 경쟁적으로 편성하면서 안세영 선수의 조별 라운드 첫 경기를 아무 곳에서도 중계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지난 2일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에 대해 '2024 파리올림픽' 중계 시 특정 종목의 경기를 과도하게 중복으로 편성하지 않고 순차적으로 편성할 것을 권고한 바 있지만, 현실성 없는 조치일 뿐"이라며 "지상파 3사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권고 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마치 담합하듯 인기종목 위주로 중계를 편성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결국 지상파 3사가 말하는 올림픽 정신은 '시청률'에 따른 '광고 수익'이었다는 것이 다시 한번 증명된 셈"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폴란드와 중국이 격돌하는 여자 에페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과 프랑스, 이탈리아가 붙는 결승전은 이날 각각 오후 7시 30분과 오후 8시 30분에 펼쳐진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