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민(가운데)이 30일(현지시간) 수영 남자 계영 800m 결승을 마친 뒤 동료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우민(가운데)이 30일(현지시간) 수영 남자 계영 800m 결승을 마친 뒤 동료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빛 물살을 가르진 못했지만, 도전 자체로도 의미 있는 여정이었다. 김우민(23)과 황선우(21)가 중심이 된 ‘황금세대’가 있어 한국 수영은 희망찬 내일을 위한 꿈을 꿀 수 있었다.

한국 수영은 2024 파리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기대했다. 이정훈 수영대표팀 총감독도 지난 16일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으며 손가락 3개를 펼쳐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3개 이상의 메달을 가져오겠다는 뜻이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었다. 한국 수영 대표팀은 지난해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다인 금메달 6개를 포함해 22개의 메달을 따냈다. 올 2월 열린 카타르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금메달 2개를 포함, 5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김우민이 출전하는 남자 자유형 400m와 황선우가 나서는 자유형 200m, 두 선수가 중심에 선 계영 800m에서 메달을 확신했다.

역대 최고의 성적을 꿈꾸며 파리에 입성했지만 올림픽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자신했던 종목에서 따낸 메달은 김우민의 동메달 하나가 전부였다. 김우민은 3분42초50의 기록으로 수영 대표팀 가운데 유일하게 포디움에 올랐다. 자유형 200m에서 황선우는 결승조차 오르지 못했다. 그는 준결승에서 1분45초92에 터치패드를 찍어 전체 9위를 기록, 상위 8명이 출전하는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다.

한국 수영 경영 사상 첫 올림픽 단체전 메달을 꿈꿨던 계영 800m에서도 한국은 6위로 입상에 실패했다. 결승 기록은 7분7초26. 도하 대회 7분1초94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기록이었다. 자유형 200m에 이어 경영 800m에서도 메달 획득에 실패한 황선우는 “당황스럽다”며 “열심히 준비했지만 결과가 아쉽다”고 고개를 숙였다.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나름의 성과는 있었다. 2012년 런던 대회 박태환(35) 이후 12년 만에 메달이 나왔고, 단체전에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결승 무대를 밟았다. 김민섭(20)은 한국 수영 사상 최초로 접영 준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수영은 이제 4년 뒤인 2028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을 바라본다. 김우민은 스물일곱, 황선우는 스물다섯이 되는 해다. 수영 선수의 최전성기가 20대 초반이라고 하지만 관리만 잘한다면 나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39·미국)는 서른하나의 나이로 출전한 2016년 리우 대회 때 5관왕의 신화를 썼다. 4년 뒤를 기약한 김우민도 “이번 대회의 아픔을 4년 뒤에 열리는 올림픽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