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에서 한국 양궁 간판 김우진(32·청주시청)과 맞붙었던 아프리카 차드의 이스라엘 마다예(36). / 사진=MBC 캡처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에서 한국 양궁 간판 김우진(32·청주시청)과 맞붙었던 아프리카 차드의 이스라엘 마다예(36). / 사진=MBC 캡처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종목에 출전한 한 선수의 사연이 한국 팬들의 가슴을 벅차게 만들고 있다. 남자 양궁 개인전에서 한국 양궁 간판 김우진(32·청주시청)과 맞붙었던 아프리카 차드의 이스라엘 마다예(36) 선수의 이야기다.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는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64강이 진행됐다. 김우진은 이 경기에서 마다예를 6-0(29-26 29-15 30-25)으로 제압했다. 김우진과 마다예의 점수 차이는 2세트에서 14점으로 특히 많이 벌어졌다. 마다예가 과녁의 흰색 부분인 1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올림픽 양궁 경기장은 세계 각국의 '신궁'들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1점은 낯설게 느껴진다. 이 때문에 국내 온라인상에서 마다예는 '1점 쏜 선수'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마다예가 올림픽에 출전하기까지의 사연이 알려졌고, 이에 한국 네티즌들은 그에게 찬사를 보냈다.
2017년 훈련하고 있는 마다예. / 사진=인스타그램
2017년 훈련하고 있는 마다예. / 사진=인스타그램
마다예의 2020년 국제올림픽위원회 측과 인터뷰에 따르면 어린 시절 축구를 좋아했던 그는 19세 때 활 쏘는 법을 배우고 있던 학생들을 본 순간, 양궁에 매료됐다고 한다. 마다예는 "다른 스포츠를 완전히 잊어버리고 양궁에만 집중했다"며 "난 항상 화살을 쏘고 싶어 했다"고 했다.

하지만 아프리카 최빈국 중 하나인 차드 출신이었던 마다예는 형편이 좋지 않았던 탓에 생계 유지를 위한 일과 운동을 병행할 수밖에 없았다. 장비, 코칭, 시설 등이 부족한 열악한 환경에서도 "그냥 반복하고, 또 반복하면 마스터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연습에 매진했다고 한다.

이런 마다예의 노력이 빛을 발한 순간도 있었다. 마다예를 눈여겨본 세계양궁협회는 그를 수련 선수로 지정해 스위스 로잔 세계양궁발전센터에 소속된 '직업 선수'로서 훈련을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마다예는 "이제 전 세계 사람들이 차드 출신으로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것"이라고 했다.
훈련 중인 마다예. /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훈련 중인 마다예. /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이런 마다예의 사연이 알려지자 한국 네티즌들은 마다예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몰려가 응원과 찬사를 보내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당신의 재능과 열정이 너무 멋지다", "행운을 빈다", "당신은 훌륭한 양궁 선수", "LA 올림픽에서 만나길 바란다", "진정한 올림피언" 등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