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00만원 넘게 벌죠"…노무사 관두고 60만 유튜버 된 女 [본캐부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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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캐부캐]
사람들의 본캐와 부캐를 동시에 만나는 시간
여행 유튜버 '쏘이인더월드' 이소연 인터뷰
"저도 제가 여행 유튜버가 될지 몰랐어요"
사람들의 본캐와 부캐를 동시에 만나는 시간
여행 유튜버 '쏘이인더월드' 이소연 인터뷰
"저도 제가 여행 유튜버가 될지 몰랐어요"
대한민국 성인남녀 절반 이상이 '세컨드 잡'을 꿈꾸는 시대입니다. 많은 이들이 '부캐(부캐릭터)'를 희망하며 자기 계발에 열중하고 새로운 미래를 꿈꿉니다. 이럴 때 먼저 도전에 나선 이들의 경험담은 좋은 정보가 되곤 합니다. 본캐(본 캐릭터)와 부캐 두 마리 토끼를 잡았거나 본캐에서 벗어나 부캐로 변신에 성공한 이들의 잡다(JOB多)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학교 생활도, 노무사 시험을 준비하는 시간도 즐거웠다고 했다. 그래서 단숨에 시험에 합격했고, 한 번의 휴학도 없이 '칼졸업'을 하고 사회로 나왔다. 하지만 20대 초반의 회사 생활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나름 전문 자격증을 갖고 입사한 회사였는데, 노무사가 아닌 비서처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유튜브 채널 '쏘이더월드'를 운영하며 '쏘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이소연 씨는 첫 직장 생활을 돌아봤다. 수습 기간을 마무리하고 회사를 뛰쳐나온 후 "딱 3개월만 여행을 다녀보자. 여행 기록을 영상으로 남겨보자"면서 시작한 유튜브 채널은 이제 이씨의 본업이 됐다. 2018년 유튜브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후 6년 만에 구독자수 60만명을 넘긴 이씨는 "지금은 이 일이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며 "60대가 돼도 이 일을 하고 싶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동글동글한 귀여운 외모와 달리 이집트 호객꾼에게도, 인도의 무례한 남성들에게도 전혀 밀리지 않는 '기존세'(기가 매우 세다)의 모습을 보이는 이씨는 "처음 시작할 땐 '여행 유튜버가 돼야겠다'가 아니라 취미 수준으로 시작했다"며 "휴대전화로 찍고, 편집도 폰으로 했다. 그러다 구독자 수가 늘고, 사람들이 피드백을 해주고 하는 부분들에 재미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50개국을 넘게 여행하며 꾸준히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손꼽히는 여행 유튜버가 됐다. 하지만 이씨가 처음 유튜브를 시작했을 때와 달리 여행 유튜버들의 수도 늘어났고, 크리에이터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또한 시청 트렌드 역시 짧은 영상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씨는 이런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하며 유튜브 콘텐츠뿐 아니라 '숏츠', '릴스' 등 짧은 분량의 영상도 꾸준히 제작하며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트렌드가 정말 빨리 바뀌어서 저도 이제 어딜 가면 고인물이 됐더라고요. 사람들의 관심사도 빨리 바뀌는데 그걸 분석하고, 트렌드를 조사하면서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이 저랑 잘 맞는 거 같아요. '어떤 영상이든 5초 이상 시선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생각하고 있어서, 실시간으로 작업해서 올리는 것 외에 과거 여행 갔던 영상 중 재밌는 장면들을 편집해서 짧은 영상으로 만들고 있어요."
이씨는 인터뷰 당일 새벽 4시에 일주일간의 몽골 여행을 마치고 귀국했다. 몽골에서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채널에 거의 매일 초원에서 춤을 추는 모습 등을 담은 근황 영상, 이전에 공개했던 영상을 짧게 편집한 영상을 꾸준히 게재했다. 이씨의 넘치는 에너지에 감탄하자 "한국 도착 후 5시간만 자고 인터뷰하러 왔는데,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게 뿌듯하다"면서 환한 미소를 보였다.
이씨의 여행기는 '예쁜 관광'이 아닌 '재밌는 경험'을 표방한다. 화장기 없는 얼굴로 배낭을 메고 적극적으로 여행지 곳곳을 누빈다. 여성의 몸으로 홀로 오지를 다니는 것을 응원하거나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몇몇은 "너무 위험한 게 아니냐"는 우려를 보이기도 한다. MBTI에서 '외향적이며 현실적인 계획주의자'로 분류되는 ESTJ라는 이씨지만 "기본적인 안전 수칙은 지키면서 다닌다"며 "다만 여행할 땐 최대한 P에 가깝게, 짐은 최소한만 챙겨간다"고 나름의 원칙을 전했다.
"너무 계획을 세세하게 짜가면 패키지 느낌이 들어 재미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즉흥적인 재미를 느끼려 해요. 돌발 상황까지 콘텐츠로 만들겠다는 게 계획에 들어가 있는 셈이죠.(웃음) '통제하지 못할 상황이 되면 카메라부터 켜자' 이렇게 생각하면서요. 간혹 이런 모습을 보며 걱정해주시는 분들도 계신데, '진짜 위험하다' 싶으면 피하고, 저만의 기준이 있어요. 안전 수칙을 지키면서 다니고 있어요." 이씨는 "사람들이 제가 오지만 다니는 줄 안다"면서 억울함을 보이면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로는 아프리카 케냐와 탄자니아를 꼽았다. 퇴사 후 히말라야, 인도를 포함한 세계여행을 계획한 이씨의 성향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좋아하는 여행을 하며 돈까지 벌 수 있어 좋다"는 이씨는 "제가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일의 매력"이라고 꼽았다.
"채널이 커지면서 방송에도 몇 번 나간 적이 있는데, 제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없더라고요. 유튜브는 제가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다 제 생각대로 할 수 있는데, 거긴 출연자로서 해야 할 역할만 해야 했어요. 전 제가 통제할 수 있는 상황에 재미를 느끼는 거 같아요. 방송이 아닌 강연에 더 재미를 느끼는 것도 제가 주체적으로 내용을 구성해서 선보인다는 점이 맞아떨어지는 거 같아요."
이씨는 2021년 '호이쏘이'라는 서브 채널을 개설해 보다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자기 계발, 주식과 부동산에도 관심이 많다는 이씨는 이 채널에서 자신의 경험담과 공부법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면서 유튜브 수입도 공개했는데, "매월 1000만원 넘게 버는데 1000만원씩 쓴다"고 솔직하게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어마어마한 수입뿐 아니라 지출에 놀라움을 보이자, 이씨는 "제가 몽골을 다녀왔고, 다음 주엔 일본에 가고, 그다음엔 홍콩에 간다"며 "이렇게 왔다 갔다 하면 한 달에 1000만원은 아주 쉽다"면서 웃었다.
노무사 때 수입과 현재의 수입을 비교하는 질문에도 "그때 제가 수습이라 월급이 100만원 정도였다"며 "광고랑 이런 것들까지 포함하면 30배 이상이 되는 거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채널이 커지면서 세무사 상담을 받았고, 2020년 1월부터 개인 사업자도 만들었다"며 "비용 처리를 확실하게 하라는 조언받아서 확실하게 하고 있다"면서 야무진 면모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6년째 여행하면서 "이제 갔던 곳을 또 가기도 한다"며 "그렇지만 어떻게 다른 재미와 정보를 드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안정적인 직업인 "노무사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다"는 이씨였다.
"저를 보며 사람들이 웃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 목표가 됐어요. 수치적인 건, 구독자 수가 50만명을 넘긴 이후엔 욕심내지 않고 있어요. 숫자를 쫓는 건 의미가 없더라고요. 전 이 일의 소중함을 알고 있어요. 나이를 먹어서도 웃음을 주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학교 생활도, 노무사 시험을 준비하는 시간도 즐거웠다고 했다. 그래서 단숨에 시험에 합격했고, 한 번의 휴학도 없이 '칼졸업'을 하고 사회로 나왔다. 하지만 20대 초반의 회사 생활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나름 전문 자격증을 갖고 입사한 회사였는데, 노무사가 아닌 비서처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유튜브 채널 '쏘이더월드'를 운영하며 '쏘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이소연 씨는 첫 직장 생활을 돌아봤다. 수습 기간을 마무리하고 회사를 뛰쳐나온 후 "딱 3개월만 여행을 다녀보자. 여행 기록을 영상으로 남겨보자"면서 시작한 유튜브 채널은 이제 이씨의 본업이 됐다. 2018년 유튜브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후 6년 만에 구독자수 60만명을 넘긴 이씨는 "지금은 이 일이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며 "60대가 돼도 이 일을 하고 싶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동글동글한 귀여운 외모와 달리 이집트 호객꾼에게도, 인도의 무례한 남성들에게도 전혀 밀리지 않는 '기존세'(기가 매우 세다)의 모습을 보이는 이씨는 "처음 시작할 땐 '여행 유튜버가 돼야겠다'가 아니라 취미 수준으로 시작했다"며 "휴대전화로 찍고, 편집도 폰으로 했다. 그러다 구독자 수가 늘고, 사람들이 피드백을 해주고 하는 부분들에 재미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50개국을 넘게 여행하며 꾸준히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손꼽히는 여행 유튜버가 됐다. 하지만 이씨가 처음 유튜브를 시작했을 때와 달리 여행 유튜버들의 수도 늘어났고, 크리에이터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또한 시청 트렌드 역시 짧은 영상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씨는 이런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하며 유튜브 콘텐츠뿐 아니라 '숏츠', '릴스' 등 짧은 분량의 영상도 꾸준히 제작하며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트렌드가 정말 빨리 바뀌어서 저도 이제 어딜 가면 고인물이 됐더라고요. 사람들의 관심사도 빨리 바뀌는데 그걸 분석하고, 트렌드를 조사하면서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이 저랑 잘 맞는 거 같아요. '어떤 영상이든 5초 이상 시선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생각하고 있어서, 실시간으로 작업해서 올리는 것 외에 과거 여행 갔던 영상 중 재밌는 장면들을 편집해서 짧은 영상으로 만들고 있어요."
이씨는 인터뷰 당일 새벽 4시에 일주일간의 몽골 여행을 마치고 귀국했다. 몽골에서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채널에 거의 매일 초원에서 춤을 추는 모습 등을 담은 근황 영상, 이전에 공개했던 영상을 짧게 편집한 영상을 꾸준히 게재했다. 이씨의 넘치는 에너지에 감탄하자 "한국 도착 후 5시간만 자고 인터뷰하러 왔는데,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게 뿌듯하다"면서 환한 미소를 보였다.
이씨의 여행기는 '예쁜 관광'이 아닌 '재밌는 경험'을 표방한다. 화장기 없는 얼굴로 배낭을 메고 적극적으로 여행지 곳곳을 누빈다. 여성의 몸으로 홀로 오지를 다니는 것을 응원하거나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몇몇은 "너무 위험한 게 아니냐"는 우려를 보이기도 한다. MBTI에서 '외향적이며 현실적인 계획주의자'로 분류되는 ESTJ라는 이씨지만 "기본적인 안전 수칙은 지키면서 다닌다"며 "다만 여행할 땐 최대한 P에 가깝게, 짐은 최소한만 챙겨간다"고 나름의 원칙을 전했다.
"너무 계획을 세세하게 짜가면 패키지 느낌이 들어 재미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즉흥적인 재미를 느끼려 해요. 돌발 상황까지 콘텐츠로 만들겠다는 게 계획에 들어가 있는 셈이죠.(웃음) '통제하지 못할 상황이 되면 카메라부터 켜자' 이렇게 생각하면서요. 간혹 이런 모습을 보며 걱정해주시는 분들도 계신데, '진짜 위험하다' 싶으면 피하고, 저만의 기준이 있어요. 안전 수칙을 지키면서 다니고 있어요." 이씨는 "사람들이 제가 오지만 다니는 줄 안다"면서 억울함을 보이면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로는 아프리카 케냐와 탄자니아를 꼽았다. 퇴사 후 히말라야, 인도를 포함한 세계여행을 계획한 이씨의 성향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좋아하는 여행을 하며 돈까지 벌 수 있어 좋다"는 이씨는 "제가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일의 매력"이라고 꼽았다.
"채널이 커지면서 방송에도 몇 번 나간 적이 있는데, 제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없더라고요. 유튜브는 제가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다 제 생각대로 할 수 있는데, 거긴 출연자로서 해야 할 역할만 해야 했어요. 전 제가 통제할 수 있는 상황에 재미를 느끼는 거 같아요. 방송이 아닌 강연에 더 재미를 느끼는 것도 제가 주체적으로 내용을 구성해서 선보인다는 점이 맞아떨어지는 거 같아요."
이씨는 2021년 '호이쏘이'라는 서브 채널을 개설해 보다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자기 계발, 주식과 부동산에도 관심이 많다는 이씨는 이 채널에서 자신의 경험담과 공부법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면서 유튜브 수입도 공개했는데, "매월 1000만원 넘게 버는데 1000만원씩 쓴다"고 솔직하게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어마어마한 수입뿐 아니라 지출에 놀라움을 보이자, 이씨는 "제가 몽골을 다녀왔고, 다음 주엔 일본에 가고, 그다음엔 홍콩에 간다"며 "이렇게 왔다 갔다 하면 한 달에 1000만원은 아주 쉽다"면서 웃었다.
노무사 때 수입과 현재의 수입을 비교하는 질문에도 "그때 제가 수습이라 월급이 100만원 정도였다"며 "광고랑 이런 것들까지 포함하면 30배 이상이 되는 거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채널이 커지면서 세무사 상담을 받았고, 2020년 1월부터 개인 사업자도 만들었다"며 "비용 처리를 확실하게 하라는 조언받아서 확실하게 하고 있다"면서 야무진 면모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6년째 여행하면서 "이제 갔던 곳을 또 가기도 한다"며 "그렇지만 어떻게 다른 재미와 정보를 드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안정적인 직업인 "노무사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다"는 이씨였다.
"저를 보며 사람들이 웃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 목표가 됐어요. 수치적인 건, 구독자 수가 50만명을 넘긴 이후엔 욕심내지 않고 있어요. 숫자를 쫓는 건 의미가 없더라고요. 전 이 일의 소중함을 알고 있어요. 나이를 먹어서도 웃음을 주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