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구영배 영장 치나…이번주 내내 빗발치는 고소장
티몬·위메프가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정산·환불이 지연된 돈을 돌려받기 위한 민사소송은 ‘올스톱’됐다. 당장 법적 구제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피해자들은 동시 수사에 나선 검·경에 앞다퉈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등을 고소하며 형사 대응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검찰이 전담팀을 꾸리며 수사 의지를 내보인 만큼 구 대표에 대한 신변 확보도 이른 시일 내로 이뤄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법무법인 대륜은 티몬·위메프 입점업체들을 대리해 구 대표와 목주영 큐텐코리아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이사, 류화현 위메프 공동대표이사 등 4명을 사기, 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전담팀에 고소했다. 대륜에 사건 수임을 의뢰한 입점업체의 피해액은 많게는 45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법무법인 사유가 피해 업체 1곳을 대리해 구 대표와 류광진 대표이사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한 데 이어 셀러(판매자)들의 고소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앞서 소비자들을 대리해 고소를 진행한 법무법인 심도 오는 8월 2일 강남경찰서에 입점업체들을 원고로 한 추가 고소·고발을 진행한다.

사태 발생 직후 피해자들은 법적 구제를 위해 부당이득반환청구,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청구, 정산금 청구 등 민사소송을 집단으로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티몬·위메프의 회생 신청으로 법원이 두 회사 자산의 보전 처분과 포괄적 금지를 명령하면서 소송의 실익이 사라졌다.

채권자들과 합의 시 회생절차를 취하할 수 있는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 신청이 수용되면 3개월간 회생절차 개시가 보류된다. 법원의 회생 개시 여부 판단이 나오기 전 피해자들이 구제받을 방법은 사실상 묘연해진 것이다.

현재로서는 회생이 개시될 것을 가정하고 채권 신고 등을 통해 관련 절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채권 신고를 미리 해둬야 변제계획안에 포함되며, 신고된 채권에 이의가 제기돼도 조사확정재판을 통해 채권을 보전할 수 있다.

구 대표 등을 상대로 한 고소장이 누적될수록 경영진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해 합의 등을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이는 경영진의 가용 자금이 있는 경우에만 가능한 것이어서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지적도 있다.

법조계에선 이원석 검찰총장의 ‘긴급 지시’가 있었던 만큼 구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검찰 차원의 강제 수사가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한 변호사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불법적 자금 흐름을 거론한 만큼 구속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사안의 실체를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