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샤커피에서 커피팟을 주문했을 때 나오는 시그니처 크림과 바닐라빈. 사진=김세린 기자
바샤커피에서 커피팟을 주문했을 때 나오는 시그니처 크림과 바닐라빈. 사진=김세린 기자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황금빛과 주황빛이 섞인 매장 문을 열자 구수한 커피 향이 코를 찔렀다. 이어 고급스러운 감성의 인테리어가 한 눈에 들어왔다. 여러 색깔로 가지런히 진열된 커피의 종류만 200종이 넘었다. 특히 원두 100g당 140만원이 넘는 커피도 눈에 띄었다. 매장에서 판매되는 테이크아웃 전용 커피 전 메뉴가 1만원을 넘었고, 브라질산 파라이소 골드 커피는 20만원에 달했다.

이곳은 롯데백화점이 1일 문을 연 모로코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바샤커피의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다. 바샤커피 국내 1호 매장이자 첫 플래그십 스토어로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9월 바샤커피의 국내 프랜차이즈 및 유통권 단독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4월부터 롯데백화점몰에 전용 브랜드관을 연 데 이어 브랜드의 성격과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플래그십 스토어로 오프라인 매장을 낸 것이다.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외관.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외관.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테이크아웃 커피 전용 메뉴판. 기본 1만1000원부터 20만원까지 다양하다. 사진=김세린 기자
테이크아웃 커피 전용 메뉴판. 기본 1만1000원부터 20만원까지 다양하다. 사진=김세린 기자
회사 측에 따르면 바샤커피는 1910년 모로코 마라케시에 위치했던 궁전 ‘다르 엘 바샤(Dar el Bacha)’ 안 커피룸에서 시작됐다. 바샤커피는 모로코를 시작으로 현재 아시아, 중동, 유럽 전역에서 200여종의 100% 아라비카 원두로 된 프리미엄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커피 한잔에 1만원이 훌쩍 넘는 데다, 팟(주전자) 350mL 기준 48만원에 달하는 커피까지 있는 만큼 가격대가 높아 ‘커피계의 에르메스’로도 불린다.

이번에 롯데백화점이 선보인 플래그십 스토어는 약 380㎡(115평) 규모, 2층 공간으로 구성됐다. 모로코 마라케시에 있는 오리지널 커피룸 인테리어를 오마주해 바샤커피 특유의 럭셔리 이미지를 살렸다는 설명. 외관부터 내부까지 인테리어에 바샤커피와 마라케시를 상징하는 주황색과 금색을 적극 활용했다. 하얀색과 검은색이 조화를 이루는 대리석 바닥을 사용해 바샤커피 특유의 화려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1층 커피 부티크.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1층 커피 부티크.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테이크어웨이 전용 트레이에 담긴 커피와 크림. 사진=김세린 기자
테이크어웨이 전용 트레이에 담긴 커피와 크림. 사진=김세린 기자
1층은 ‘바샤커피’의 35개 생산지에서 나온 200여가지 원두와 드립백, 커피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커피 부티크’로 운영된다. 커피 마스터(전문가)가 상주해 커피의 맛과 향 등에 따라 소비자가 개인별 취향에 맞는 커피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원하는 추출 방식에 맞춰 현장에서 바로 다양한 굵기로 원두를 분쇄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1층에는 매장에서 직접 만든 커피와 페이스트리(빵류) 일부 메뉴를 간편하게 포장해갈 수 있는 ‘테이크어웨이’ 코너도 마련됐다. 회사 관계자는 “브랜드 추천 세트와 선물 포장 서비스도 제공해 프리미엄 선물 수요를 집중해 공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2층 커피룸.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2층 커피룸.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디저트와 함께 놓인 바샤커피. 사진=김세린 기자
디저트와 함께 놓인 바샤커피. 사진=김세린 기자
총 50석 규모의 2층 커피룸에서는 커피를 비롯한 디저트, 브런치, 메인 요리, 와인, 논알코올 목테일 등 매장에서 직접 만든 다양한 메뉴를 제공한다. 청담 매장에서만 즐길 수 있는 한정판 메뉴도 맛볼 수 있다. 커피를 주문하면 전문 서버가 고급스러운 골드팟(주전자)에 커피를 준비해준다. 실제 이 공간에서 1만6000원짜리 싱글오리진 커피와 크루아상, 커피 케이크를 맛봤다. 작은 잔에 담긴 커피 향을 맡으니 진한 바닐라 향이 느껴졌고 매장에 따로 비치된 바닐라빈을 추가하니 풍미가 살았다.
메뉴판에 적힌 48만원짜리 커피. 사진=김세린 기자
메뉴판에 적힌 48만원짜리 커피. 사진=김세린 기자
메뉴판을 살펴보니 직접 마신 커피와 동일한 용량의 커피 중 10만원이 훌쩍 넘는 커피부터 48만원짜리 커피가 한눈에 들어왔다. 생산지에서 값을 매겨 원두를 공급하는데 원두 수급이 어려울수록 더 가격이 비싸게 책정됐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48만원짜리 커피의 경우 커피 한잔(120mL) 기준으로 3잔 분량이 되는 양이었으나, 프랜차이즈 커피와 비교했을 땐 확실히 비싼 편이었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저녁 9시까지 운영된다. 청담동은 지역 특성상 국내 고객은 물론 외국인 고객들에게도 대표적인 명품 쇼핑 명소 중 하나로 꼽힌다는 점에서 수요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전망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동북아시아 지역 내 첫 번째 바샤커피 매장인 만큼 프리미엄 경험을 선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방문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1층 기프트 코너. 사진=김세린 기자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1층 기프트 코너. 사진=김세린 기자
롯데백화점은 바샤커피에 대한 온·오프라인 판매를 확대해갈 계획이다. 향후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에 2·3호점이 각각 들어설 방침. 김민아 바샤커피 총괄은 “소비자 입장에선 백화점이 왜 커피 사업에 뛰어들었을지 궁금할 텐데, 소비자들의 오감 만족을 실현하기 위해 브랜드 차원에서 필요한 콘텐츠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백화점의 모든 상품은 선물이 되어야 하는데 바샤커피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주현 롯데백화점 콘텐츠부문장은 “인테리어부터 메뉴, 서비스까지 바샤커피의 프리미엄 가치를 모로코 등의 해외 매장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며 “앞으로도 국내 판매 채널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더욱 많은 고객이 바샤커피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