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정 "3선 경력 살려 생활 밀착형 조례 발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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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첫 여성 의장 최호정
"교육, 저출생, 환경 이슈 찾아
풀뿌리 생활정치 확산할 것"
정치인 희망 여성에 모델 되고파
서울시의회 첫 여성 의장 최호정
"교육, 저출생, 환경 이슈 찾아
풀뿌리 생활정치 확산할 것"
정치인 희망 여성에 모델 되고파
“날씨가 덥다고 느끼면 재난상황실에 가서 폭염 상황을 체크하고 무료 급식소 환경도 점검하죠. 갑작스런 상황이 닥쳤을 때 갖춰야 할 꼼꼼함과 부지런함은 남자보다 나을 걸요?”
‘서울시의회 68년 역사상 첫 여성 의장’ 타이틀로 주목받고 있는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56)은 여성 정치인의 강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두 자녀를 키운 ‘전업주부’라는 이력은 그가 3선 시의원을 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전국 지방의회에 여성 다선의원이 많아지고 있어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며 “정치인의 길을 걷고자 하는 여성 인재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꿈에 이제 겨우 한 발 들어섰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최 의장을 만난 지난 30일은 취임 한 달이 된 날이다. 그동안 가장 많은 면담 요청이 들어오는 주제는 교통 민원. ‘버스 노선 폐지를 막아달라거나 노선을 우리 동네까지로 연장해달라’는 민원이 가장 많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의장이 되고 나서 하고 싶은 일로 시간을 채운 것은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앞으로 민원에만 얽매이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의 비중을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하고 싶은 일 목록에는 ‘엄마 정치인’의 경험을 살려 교육, 저출생, 환경 등의 이슈를 주도해 보는 것이 들어 있다.
최 의장은 2010년 서초구에서 서울시의원에 당선돼 정치를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 실세로 꼽히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딸인 그를 정치로 이끈 것은 녹색어머니회였다. 그는 “두 자녀가 다녔던 초등학교에서 녹색어머니회를 9년이나 하다 보니 회장이 됐다”며 “녹색어머니회 회장을 하면 지역 국회의원, 시의원 등을 만나 건의사항을 전달할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제가 하고 싶은 것은 중앙정치가 아니라 동네 생활정치라는 점을 강조해 정계 진출에 반대한 아버지를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임기 2년의 서울시의회 의장 자리는 권한이 적지 않다. 시의회는 올해 기준 57조원에 달하는 서울시 한 해 예산의 감사 권한이 있다. 서울시 산하 22개 공공·출연기관의 감사 권한과 법 하위 규범인 ‘조례’의 제정권도 갖고 있다. 의장은 이런 권한을 지닌 111명의 시의원을 총괄 대표하는 자리다.
하지만 지방의회의 역할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외유성 해외 출장’ 탓에 지탄의 대상으로나 거론되곤 한다. 이에 대해 최 의장은 “그럼에도 적극적으로 해외 출장을 보내야 한다”고 했다. 서울시가 발표하는 주요 정책을 시의원들이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선 실제로 해외에서 운영 사례를 보지 않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최 의장은 “시의원 해외 출장의 경우 귀국 후 20일 내에 상세 보고서를 시의회 홈페이지에 게재하게 돼 있고 서울시립대의 도움을 받아 베껴 짜깁기하지 않도록 ‘카피킬러’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의장은 조례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다자녀 혜택 기준을 세 자녀에서 두 자녀로 바꿀 수 있었던 것, 다문화 가정 임산부도 임산부 교통비와 산전·산후 우울증 검사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 것 모두 조례의 제·개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국회에서 만드는 법보다 주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이 더 강하다”고 힘줘 말했다.
박종필/오유림 기자 jp@hankyung.com
‘서울시의회 68년 역사상 첫 여성 의장’ 타이틀로 주목받고 있는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56)은 여성 정치인의 강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두 자녀를 키운 ‘전업주부’라는 이력은 그가 3선 시의원을 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전국 지방의회에 여성 다선의원이 많아지고 있어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며 “정치인의 길을 걷고자 하는 여성 인재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꿈에 이제 겨우 한 발 들어섰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 의장실에서 최 의장을 만난 지난 30일은 취임 한 달이 된 날이다. 그동안 가장 많은 면담 요청이 들어오는 주제는 교통 민원. ‘버스 노선 폐지를 막아달라거나 노선을 우리 동네까지로 연장해달라’는 민원이 가장 많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의장이 되고 나서 하고 싶은 일로 시간을 채운 것은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앞으로 민원에만 얽매이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의 비중을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하고 싶은 일 목록에는 ‘엄마 정치인’의 경험을 살려 교육, 저출생, 환경 등의 이슈를 주도해 보는 것이 들어 있다.
최 의장은 2010년 서초구에서 서울시의원에 당선돼 정치를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 실세로 꼽히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딸인 그를 정치로 이끈 것은 녹색어머니회였다. 그는 “두 자녀가 다녔던 초등학교에서 녹색어머니회를 9년이나 하다 보니 회장이 됐다”며 “녹색어머니회 회장을 하면 지역 국회의원, 시의원 등을 만나 건의사항을 전달할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제가 하고 싶은 것은 중앙정치가 아니라 동네 생활정치라는 점을 강조해 정계 진출에 반대한 아버지를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임기 2년의 서울시의회 의장 자리는 권한이 적지 않다. 시의회는 올해 기준 57조원에 달하는 서울시 한 해 예산의 감사 권한이 있다. 서울시 산하 22개 공공·출연기관의 감사 권한과 법 하위 규범인 ‘조례’의 제정권도 갖고 있다. 의장은 이런 권한을 지닌 111명의 시의원을 총괄 대표하는 자리다.
하지만 지방의회의 역할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외유성 해외 출장’ 탓에 지탄의 대상으로나 거론되곤 한다. 이에 대해 최 의장은 “그럼에도 적극적으로 해외 출장을 보내야 한다”고 했다. 서울시가 발표하는 주요 정책을 시의원들이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선 실제로 해외에서 운영 사례를 보지 않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최 의장은 “시의원 해외 출장의 경우 귀국 후 20일 내에 상세 보고서를 시의회 홈페이지에 게재하게 돼 있고 서울시립대의 도움을 받아 베껴 짜깁기하지 않도록 ‘카피킬러’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의장은 조례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다자녀 혜택 기준을 세 자녀에서 두 자녀로 바꿀 수 있었던 것, 다문화 가정 임산부도 임산부 교통비와 산전·산후 우울증 검사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 것 모두 조례의 제·개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국회에서 만드는 법보다 주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이 더 강하다”고 힘줘 말했다.
박종필/오유림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