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오리온
사진=오리온
오리온은 지난 15일 중국 선양 공장에 감자 스낵 원재료인 플레이크(찐 감자를 말린 뒤 가루로 만든 것) 생산 시설을 준공해 가동에 들어갔다. ‘오!감자’(현지명 ‘야!투더우’), ‘예감’(슈웬) 등 감자 스낵의 중국 현지 수요가 크게 늘어 물량이 달리자 다른 식품업체에서 사오던 플레이크 생산 라인을 200억원을 들여 신설했다. 오!감자는 작년 한 해 중국에서만 21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리온 관계자는 “지방 소도시나 한국 교포가 적은 지역에서도 오!감자가 큰 인기”라며 “토마토 맛, 스테이크 맛 등 중국 소비자 입맛에 맞춰 내놓은 신제품도 연달아 히트를 쳤다”고 했다.

K라면에 이어 K과자가 해외에서 빠른 속도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해외 주요 대도시 대형마트나 한인마트에서만 팔리던 ‘이색 간식’을 넘어 미국, 유럽, 호주, 동남아시아 구석구석으로 퍼지고 있다. 수출과 해외 매출 호조에 힘입어 오리온, 롯데웰푸드 등 주요 제과업체의 실적은 고공 행진하고 있다.
"K열풍 잇는다"…수출 7억弗 넘보는 韓과자
3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 상반기 과자 수출액은 3억5403만달러(약 4900억원)로 작년 상반기(3억1790만달러)보다 11.4% 늘었다. 이런 속도면 올해 과자 수출액(지난해 6억5635만달러)은 7억달러를 처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가공식품 수출 가운데 과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8.8%(올 상반기 기준)로 라면(14.6%)에 이은 2위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베트남 인도 등에서 ‘국민 간식’ 대접을 받는 초코파이(오리온, 롯데웰푸드)뿐만 아니라 롯데웰푸드 ‘빼빼로’, 오리온 ‘꼬북칩’ 등도 K스낵 인기를 주도하고 있다”고 했다.

해외 시장 선전에 힘입어 롯데웰푸드와 오리온은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리온은 올해 매출 3조1425억원을 올려 창사 이후 처음으로 매출 3조원 클럽에 들 전망이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작년(4924억원)보다 13% 증가한 5565억원이다. 중국 베트남 러시아 인도 등 해외에서 11개 공장을 가동 중인 오리온의 해외 매출은 2000년대 후반 이미 국내 매출을 뛰어넘었다. 작년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64%, 해외 영업이익 비중은 67%다. 마진이 높은 해외 매출 비중이 커지며 오리온의 영업이익률은 16%를 웃돌고 있다. 식품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롯데웰푸드도 올해 역대 최대인 매출 4조2014억원, 영업이익 2361억원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웰푸드 빼빼로의 해외 연매출은 지난해 2000억원을 돌파했다.

오리온과 롯데웰푸드는 해외 공장을 늘리고 유통망을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330억원을 들여 인도 북부 하리아나에 첫 해외 빼빼로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올 들어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 ‘제로’를 멕시코 코스트코와 태국 최대 면세점 업체인 킹파워에 잇달아 입점시켰다.

오리온은 연내 베트남 하노이 공장을 증설하고 호찌민과 하노이에 각각 추가 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를 확보할 예정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미국 내 꼬북칩 연매출(올해 200억원 예상)이 400억원을 넘기면 현지에 생산 공장을 지을 계획”이라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