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미국 텍사스주에서 제소한 개인정보 보호 소송에 합의했다. 합의금은 메타가 올린 분기 순이익의 10%를 넘는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메타와 텍사스주는 주민의 생체 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소송과 관련해 14억달러(약 1조9400억원)에 합의했다. 2022년 2월 텍사스주는 메타가 2010~2021년 얼굴 인식 기술 등 생체 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해 사생활 보호법을 위반했다며 메타를 제소했다.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은 “이번 합의는 세계 최대 테크 업체가 법을 어기고 텍사스 주민의 개인정보 보호 권리를 침해한 데 책임을 묻겠다는 약속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당시 텍사스주가 문제 삼은 건 페이스북의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다. 페이스북은 2010년 12월 이용자 앨범에 있는 사진·동영상 속 인물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를 도입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10년간 페이스북 전체 사용자 가운데 3분의 1이 이용하는 인기 서비스였다. 해당 기술을 자사 플랫폼에서만 쓴다는 페이스북의 설명에도 정부, 경찰, 기업 등에서 신상 정보를 추적하는 데 악용할 여지가 크다는 점 때문에 논란이 됐다. 페이스북은 결국 2021년 11월 이 서비스를 폐지했지만 텍사스주의 제소를 피하지 못했다.

메타가 텍사스주에 지불해야 하는 합의금은 자사 분기 순이익의 10분의 1을 넘는다. 메타는 지난 1분기 123억7000만달러 순이익을 냈다. 메타는 이번 사안을 하루빨리 매듭지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세계 각국 경쟁당국의 반독점법 및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 타깃이 되고 있어서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