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31일 기준금리를 연 0.25%로 전격 인상했다. ‘물가 2%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따라서다.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좁혀지면서 엔화 가치는 급등했다. ‘슈퍼 엔저’ 시대가 저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슈퍼 엔저시대' 저무나…日, 기준금리 또 올렸다
일본은행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단기 정책금리를 연 0∼0.1%에서 연 0.25%로 인상하기로 했다. 지난 3월 17년 만에 금리를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연 -0.1%)를 해제한 데 이어 4개월 만의 추가 인상이다. 일본 기준금리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직후인 2008년 12월(연 0.3%) 후 15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일본은행은 국채 매입을 줄이는 ‘양적 긴축’도 결정했다. 국채 매입액을 월 6조엔 규모에서 단계적으로 감액해 2026년 1분기에는 월 3조엔으로 줄일 계획이다. 일본은행은 성명문에서 “물가 2% 목표의 지속적·안정적 실현 관점에서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하며 27개월 연속 2% 넘게 올랐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경제·물가 추이가 전망대로 진행된다면 계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49.80엔까지 하락(엔화가치 상승)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