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수출 1위 국가인 브라질이 기상악화 피해를 본 데다 감귤나무에 치명적인 황룡병(감귤녹화병)까지 번지면서 오렌지주스 선물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사진은 5월 30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의 오렌지주스 판매대 모습.사진=연합뉴스
오렌지 수출 1위 국가인 브라질이 기상악화 피해를 본 데다 감귤나무에 치명적인 황룡병(감귤녹화병)까지 번지면서 오렌지주스 선물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사진은 5월 30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의 오렌지주스 판매대 모습.사진=연합뉴스
오렌지 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급등하는 가운데 원산지인 미국에서도 기후변화로 오렌지 수확량이 급감해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31일(현지시간) 뉴욕 ICE 선물거래소에서 지난 5월 말 냉동 농축 오렌지주스의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4.9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후에도 4달러대에서 오르내리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오렌지 산지인 미국 플로리다 등에서 오렌지 수확량이 줄면서 오렌지주스가 비싼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농장사무국연맹의 분석가인 대니얼 먼치는 "현재 미국의 오렌지 생산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소비자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렌지 공급량 감소는 기후변화로 인한 병충해 확산, 이에 따른 소득 감소로 오렌지 재배를 포기하는 농가가 늘어나면서 연쇄적으로 빚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오렌지주스 선물 가격은 플로리다에 허리케인과 한파가 닥친 2022년 말 이후 급격히 오르기 시작했다. 플로리다주의 전체 오렌지 농장 면적은 1998년 65만8000에이커(약 2663㎢)에 달했지만, 지난해 기준 30만3000에이커(약 1226㎢)로 54% 감소했다.

여기에 현재 퇴치가 불가능한 감귤녹화병(citrus greening disease)이 유행하면서 수확량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 농업 과학 회사 인바이오 사이언스의 에이미 오시어 최고경영자(CEO)는 "감귤녹화병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나무의 생육을 방해해 나무들이 점점 죽게 된다"며 "이런 나무들은 결국 제거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업계와 학계는 이런 질병에 저항성을 지닌 품종을 개발하고, 나무를 보호할 수 있는 항균 방제 대책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인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항균제 주입 기술을 플로리다 오렌지 농장에서 실험 중이다.

다만 오렌지 수확량 변동성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단기적으로 오렌지 주스 가격 상승은 이어질 전망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