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사진=연합뉴스
키움증권은 코스피가 8월 29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준금리 동결, 빅테크 호실적으로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주가 급등해 국내 반도체주도 강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대선, 경제 지표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반도체뿐 아니라 자동차, 조선, 헬스케어, 방산, 금융주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일 보고서를 내고 이러한 의견을 밝혔다. 한 연구원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는 예상대로 동결됐지만,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 성격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FOMC 종료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우리가 이룬 진전을 고려할 때 이제 인플레이션에 100% 집중할 필요는 없다"며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일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기준금리를 낮추기 시작할 만한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고용시장에 대한 언급을 주목해야 한다"며 "이전에 비해 Fed가 고용시장 냉각에 대한 위험성을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시장 참여자들은 인플레이션보다는 고용 등 경기 지표에 대한 민감도를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9월 FOMC가 하반기 주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봤다. 9월 FOMC 분위기를 오는 22일 열리는 잭슨홀 회의에서 감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 연구원은 "통상 잭슨홀 회의가 주식 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2022년처럼 예외적인 신호를 전달할 시 급락할 가능성이 있어 이번 잭슨홀 회의에 대한 주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기준금리 동결 후 미국의 기술주는 일제히 급등했다. 엔비디아는 하루 만에 12.8% 올랐으며 호실적을 발표한 AMD도 4% 뛰었다. 주요 반도체주를 담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7% 상승했다.

한 연구원은 코스피가 상승세를 탈 것으로 봤다. 지난달 조정을 거쳐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9.9배에서 9.3배 수준으로 하락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추정치는 300조원에서 313조원으로 늘었다. 수출 데이터 등을 감안하면 이익 전망 상향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미국 경제 지표, AI 산업 성장세 우려, 미국 대선 등 시장 변동성을 자극할 재료가 남아 있어 주식에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낙폭과대, 이익 호전을 이유로 반도체·자동차주를 추천했다. 또 이익 모멘텀이 강화한다는 점을 들어 조선·헬스케어·방산주도 언급했다. 금융주에 대한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도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