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아파트 '국평 50억 시대'…왜 이렇게 비싼 걸까 [심형석의 부동산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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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반포의 대표 단지들의 아파트 가격이 끝을 모르고 오르는 중입니다. 2016년 입주한 아크로리버파크 30평대 아파트의 최근 실거래가격은 5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30평대 아파트의 가격이 3.3㎡당 1억5000만원을 오르내리니 국민평형이란 용어가 무색합니다. 아크로리버파크만이 아닙니다. 2023년 입주한 래미안원베일리 또한 같은 면적대가 49억8000만원을 기록했으니 이젠 30평대 50억원 시대가 안착하는 모양새입니다.
국민평형대가 50억원 내외의 실거래가를 기록중인 아파트가 있는 지역은 서초구 반포동입니다. 반포동은 한강에 접해 있는 동으로 강남에서도 서울의 정중앙에 가까운 입지라 강북 도심권도 편히 오갈 수 있고 한강 조망권 또한 뛰어나다고 평가됩니다.
강남에 최초로 대규모로 지은 반포주공 아파트들이 재건축하면서 기존의 고급아파트와 함께 강남 한강변 고급주거벨트로 재차 자리매김하는 중입니다. 반포동은 2019년 이미 전국 최초로 3.3㎡당 1억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반면 서초구 반포동을 제외한 지역 특히 강남구의 아파트 가격에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파트를 제외하면 강남구에서 30평대로는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의 매매가격이 34억3500만원으로 가장 높습니다. 다음은 삼성동의 래미안라클래시(33억9900만원), 청담동의 청담린든그로브(33억원)와 개포동의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33억원)가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2015년 입주한 래미안대치팰리스는 대치동에서는 신축인 아파트입니다. 이 단지는 최근 3년동안 실거래가가 가장 낮았을 때가 29억8000만원, 가장 높았을 때가 34억3500만원입니다. 즉 강남권 아파트들의 일반적인 특징인 가격변화가 거의 없고 안정적입니다. 반면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최근 50억원까지 거래된 34평형이 33억8000만원까지 하락한 적도 있습니다. 무려 30%가 넘는 범위 내에서 가격대가 움직였습니다. 물론 두 아파트가 가지는 특성이 다르며 한강이 보이는 단지의 경우 층과 향 그리고 조망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다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런 요소를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가격대의 편차는 크다고 보여집니다. 반포 아파트가 강남구 대표 단지들과 가격 차이를 벌리는 가장 큰 원인은 한강과 신축, 이 두 가지 요소일 겁니다. 반포에서 가격대가 높은 단지들은 필수적으로 한강 조망이 보장되는 신축 아파트들입니다. 조망권이 가격에 반영된 지는 오래되었습니다. 같은 단지 내에서도 어떤 조망을 확보할 수 있는가에 따라 가격이 대략 10% 내외에서 차등을 보입니다. 특히 한강 뷰의 경우 이 차이는 20%까지 벌어지게 됩니다. 이런 현상은 한강변 외의 아파트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호수뷰나 오션뷰 등도 가격에 영향을 미치면서 조망권의 가치는 커지고 있습니다.
신축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당분간 서울 내에서 신축인 아파트들은 귀한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입주물량이 급격히 줄어들면 기존의 신축아파트 가격 또한 올라가게 됩니다. 서울은 정비사업을 통해서만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지만 규제와 공사비 문제로 인해 신축의 공급 가능성은 갈수록 떨어집니다. 반면 신축 아파트에 대한 주택 수요자들의 선호는 커져갑니다. 특히 주택거래의 주도계층인 2030세대의 신축아파트 선호는 강합니다. 오래된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신축 오피스텔에 거주하기를 원합니다. 여기에 커뮤니티시설은 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반포동의 신축 아파트 가격은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정부의 규제로 인해 아파트시장이 왜곡되면서 반포가 풍선효과를 누리는 것은 아닌지 의문입니다. 대표적인 규제는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세금입니다. 내 아파트를 구입할 때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실거주를 해야 하는 상상하기 힘든 규제가 여전히 적용 중입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 써놓고 우리는 주택거래허가구역이라고 읽습니다. 허가받아야 할 규모(대지면적 6㎡)를 너무 낮춰 적용되지 않는 주택을 찾기 어렵습니다. 반면 반포를 포함한 서초구는 여기에 적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수요의 확장성이 더 커지게 됩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취득세, 종부세 등)도 영향이 큽니다.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를 높이면서 반포의 아파트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1주택에 대해 종부세를 완화하겠다는 민주당의 발표가 이런 현상에 불을 붙이는 중입니다.
반포 아파트들은 상품성과 규제로 인해 여타 강남권의 아파트들마저 범접하기 힘든 차이를 보이며 '넘사벽'이 되어 갑니다. 특정 지역에 주택 수요가 집중되도록 만든 규제는 지금이라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수요를 분산시켜 안정적인 가격 흐름이 유지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반포 아파트 가격 상승이 주변 지역으로 퍼지게 될 겁니다. 강남, 특히 반포에 집중되는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는 대안이 하루빨리 실행되기를 기대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국민평형대가 50억원 내외의 실거래가를 기록중인 아파트가 있는 지역은 서초구 반포동입니다. 반포동은 한강에 접해 있는 동으로 강남에서도 서울의 정중앙에 가까운 입지라 강북 도심권도 편히 오갈 수 있고 한강 조망권 또한 뛰어나다고 평가됩니다.
강남에 최초로 대규모로 지은 반포주공 아파트들이 재건축하면서 기존의 고급아파트와 함께 강남 한강변 고급주거벨트로 재차 자리매김하는 중입니다. 반포동은 2019년 이미 전국 최초로 3.3㎡당 1억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반면 서초구 반포동을 제외한 지역 특히 강남구의 아파트 가격에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파트를 제외하면 강남구에서 30평대로는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의 매매가격이 34억3500만원으로 가장 높습니다. 다음은 삼성동의 래미안라클래시(33억9900만원), 청담동의 청담린든그로브(33억원)와 개포동의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33억원)가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2015년 입주한 래미안대치팰리스는 대치동에서는 신축인 아파트입니다. 이 단지는 최근 3년동안 실거래가가 가장 낮았을 때가 29억8000만원, 가장 높았을 때가 34억3500만원입니다. 즉 강남권 아파트들의 일반적인 특징인 가격변화가 거의 없고 안정적입니다. 반면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최근 50억원까지 거래된 34평형이 33억8000만원까지 하락한 적도 있습니다. 무려 30%가 넘는 범위 내에서 가격대가 움직였습니다. 물론 두 아파트가 가지는 특성이 다르며 한강이 보이는 단지의 경우 층과 향 그리고 조망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다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런 요소를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가격대의 편차는 크다고 보여집니다. 반포 아파트가 강남구 대표 단지들과 가격 차이를 벌리는 가장 큰 원인은 한강과 신축, 이 두 가지 요소일 겁니다. 반포에서 가격대가 높은 단지들은 필수적으로 한강 조망이 보장되는 신축 아파트들입니다. 조망권이 가격에 반영된 지는 오래되었습니다. 같은 단지 내에서도 어떤 조망을 확보할 수 있는가에 따라 가격이 대략 10% 내외에서 차등을 보입니다. 특히 한강 뷰의 경우 이 차이는 20%까지 벌어지게 됩니다. 이런 현상은 한강변 외의 아파트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호수뷰나 오션뷰 등도 가격에 영향을 미치면서 조망권의 가치는 커지고 있습니다.
신축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당분간 서울 내에서 신축인 아파트들은 귀한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입주물량이 급격히 줄어들면 기존의 신축아파트 가격 또한 올라가게 됩니다. 서울은 정비사업을 통해서만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지만 규제와 공사비 문제로 인해 신축의 공급 가능성은 갈수록 떨어집니다. 반면 신축 아파트에 대한 주택 수요자들의 선호는 커져갑니다. 특히 주택거래의 주도계층인 2030세대의 신축아파트 선호는 강합니다. 오래된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신축 오피스텔에 거주하기를 원합니다. 여기에 커뮤니티시설은 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반포동의 신축 아파트 가격은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정부의 규제로 인해 아파트시장이 왜곡되면서 반포가 풍선효과를 누리는 것은 아닌지 의문입니다. 대표적인 규제는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세금입니다. 내 아파트를 구입할 때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실거주를 해야 하는 상상하기 힘든 규제가 여전히 적용 중입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 써놓고 우리는 주택거래허가구역이라고 읽습니다. 허가받아야 할 규모(대지면적 6㎡)를 너무 낮춰 적용되지 않는 주택을 찾기 어렵습니다. 반면 반포를 포함한 서초구는 여기에 적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수요의 확장성이 더 커지게 됩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취득세, 종부세 등)도 영향이 큽니다.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를 높이면서 반포의 아파트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1주택에 대해 종부세를 완화하겠다는 민주당의 발표가 이런 현상에 불을 붙이는 중입니다.
반포 아파트들은 상품성과 규제로 인해 여타 강남권의 아파트들마저 범접하기 힘든 차이를 보이며 '넘사벽'이 되어 갑니다. 특정 지역에 주택 수요가 집중되도록 만든 규제는 지금이라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수요를 분산시켜 안정적인 가격 흐름이 유지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반포 아파트 가격 상승이 주변 지역으로 퍼지게 될 겁니다. 강남, 특히 반포에 집중되는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는 대안이 하루빨리 실행되기를 기대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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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