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가 ‘매그니피센트7(M7)’ 종목에 대해 적극적으로 차익 실현을 하는 가운데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보통주인 알파벳A와 테슬라는 순매수하고 있다. 이들 종목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M7의 반등이 본격화되면 이들 종목이 주도할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

○구글, 테슬라 순매수하는 서학개미

서학개미 'M7' 차익실현…테슬라·구글은 사들였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개인과 기관 합산)는 최근 1주일(지난달 25~31일) 동안 M7 종목을 총 1억2921만달러(약 177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직전 1개월(6월 25일~7월 24일) 동안 이들 종목을 6억5671만달러어치 순매수한 것과 상반되는 흐름이다.

국내 투자자의 M7 매매 동향이 최근 순매도로 돌아선 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관측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는 기술주 밸류에이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판다”는 증권가 격언대로 매매 차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투자자들은 한발 앞서 움직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투자자가 M7 중 최근 1주일간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애플로, 이 기간 1억335만달러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5345만달러), 아마존(937만달러), 엔비디아(793만달러), 메타(410만달러) 등의 순으로 많이 팔았다.

반면 서학개미들은 알파벳A와 테슬라를 이 기간 순매수했다. 이들은 최근 1주일간 알파벳A를 963만달러어치, 테슬라를 3935만달러어치 사들였다.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사람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구글, M7 중 가장 저평가”

국내 투자자가 알파벳A를 사들이는 건 이 종목의 양호한 밸류에이션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알파벳A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 PER)은 최근 20.8배로 집계됐다. M7 종목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알파벳A가 이런 밸류에이션을 유지하는 건 이 종목의 현 회계연도(2024년 1~12월)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3개월 전 1004억100만달러에서 최근 1082억3100만달러로 7.8% 개선된 덕분이다.

김세환 KB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클라우드 사업과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의 성장, 견고한 유튜브 시청 시간 등에 힘입어 알파벳A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며 “장기 성장성을 감안했을 때 현재 주가는 저평가 상태이므로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테슬라는 절대적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이 종목의 12M PER은 최근 82.3배로, M7 종목 평균(36.9배)보다 월등히 높다. 그러나 다른 M7 종목 대비 덜 오른 주가가 이 종목의 매수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