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가치 3년새 10배↑…英 철도 공기업 '잭팟'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민간과 공공의 가교 역할하며
사업 적극 참여…수익 6650억
한국 공기업도 적극 나서야
사업 적극 참여…수익 6650억
한국 공기업도 적극 나서야
영국 런던 킹스크로스 개발이 성공을 거둔 데는 철도 공기업 런던앤드콘티넨털레일웨이(LCR)가 큰 역할을 했다. LCR은 이 개발 사업을 계기로 영국 정부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줬을 뿐만 아니라 기존 철도 인프라 개발과 운영에서 역세권 도심지 재개발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영국 교통부 산하기관인 LCR은 킹스크로스 주변에 교통부가 보유한 토지의 개발권리를 이양받아 이 사업에 참여했다. LCR의 초기 역할은 세인트판크라스역에 프랑스 등 유럽 대륙을 연결하는 철도인프라(HS1)를 건설하는 것이었다. LCR(지분 36.5%)은 HS1 건설에 멈추지 않고 민간 개발회사 아젠트(50%), 땅 일부를 보유한 DHL(13.5%)과 함께 합작법인 킹스크로스센트럴리미티드파트너십(KCCLP)을 세워 킹스크로스 개발과 운영에 주도적으로 나섰다.
LCR은 개발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교통부는 현금보조금 지급과 채권발행 인수 등을 통해 재정적으로 개발사업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했다. LCR은 자체 신용으로 대출을 일으키고, 공공이자 개발자 입장에서 지방정부 등 이해관계자와 접점을 찾았다. 앤드루 카터 센터포시티스 최고책임자는 “LCR은 공공과 민간 사이에서 강력한 협력 관계를 이끌어내 프로젝트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킹스크로스의 성공은 지분을 보유한 LCR과 영국 정부에도 큰 수익을 안겨줬다. LCR이 보유한 킹스크로스 지분 가치는 2012년 1800만파운드에서 2015년 1억9700만파운드로 3년 새 10배가 뛰었다. LCR이 2016년 호주계 연기금인 오스트레일리안슈퍼에 지분 36.5%를 매각해 최종적으로 얻은 수익은 3억7100만파운드(약 6650억원)에 달한다. 영국 정부는 개발비용 등을 뺀 LCR의 지분 매각 순수익 중 절반을 돌려받았다.
LCR의 활약은 막대한 역세권 부지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부채만 쌓여가는 국내 철도 공기업과 크게 다른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중심부 금싸라기 땅인 용산구에 51만㎡에 달하는 철도정비창 부지를 보유한 코레일이 대표적이다.
장성억 이지스 유럽법인장은 “영국 정부 산하 네트워크레일은 버려져 있던 철도 아래 아치형 공간을 사모펀드에 14억6000만파운드(150년 임대)에 매각했고, 상업용 시설로 활용되며 큰 이익을 벌어들이고 있다”며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한국 공기업들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런던=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영국 교통부 산하기관인 LCR은 킹스크로스 주변에 교통부가 보유한 토지의 개발권리를 이양받아 이 사업에 참여했다. LCR의 초기 역할은 세인트판크라스역에 프랑스 등 유럽 대륙을 연결하는 철도인프라(HS1)를 건설하는 것이었다. LCR(지분 36.5%)은 HS1 건설에 멈추지 않고 민간 개발회사 아젠트(50%), 땅 일부를 보유한 DHL(13.5%)과 함께 합작법인 킹스크로스센트럴리미티드파트너십(KCCLP)을 세워 킹스크로스 개발과 운영에 주도적으로 나섰다.
LCR은 개발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교통부는 현금보조금 지급과 채권발행 인수 등을 통해 재정적으로 개발사업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했다. LCR은 자체 신용으로 대출을 일으키고, 공공이자 개발자 입장에서 지방정부 등 이해관계자와 접점을 찾았다. 앤드루 카터 센터포시티스 최고책임자는 “LCR은 공공과 민간 사이에서 강력한 협력 관계를 이끌어내 프로젝트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킹스크로스의 성공은 지분을 보유한 LCR과 영국 정부에도 큰 수익을 안겨줬다. LCR이 보유한 킹스크로스 지분 가치는 2012년 1800만파운드에서 2015년 1억9700만파운드로 3년 새 10배가 뛰었다. LCR이 2016년 호주계 연기금인 오스트레일리안슈퍼에 지분 36.5%를 매각해 최종적으로 얻은 수익은 3억7100만파운드(약 6650억원)에 달한다. 영국 정부는 개발비용 등을 뺀 LCR의 지분 매각 순수익 중 절반을 돌려받았다.
LCR의 활약은 막대한 역세권 부지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부채만 쌓여가는 국내 철도 공기업과 크게 다른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중심부 금싸라기 땅인 용산구에 51만㎡에 달하는 철도정비창 부지를 보유한 코레일이 대표적이다.
장성억 이지스 유럽법인장은 “영국 정부 산하 네트워크레일은 버려져 있던 철도 아래 아치형 공간을 사모펀드에 14억6000만파운드(150년 임대)에 매각했고, 상업용 시설로 활용되며 큰 이익을 벌어들이고 있다”며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한국 공기업들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런던=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