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사용료 역차별 해소에 주력…통신업계와 소통 강화하겠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사진)는 1일 “국내 통신사와 해외 빅테크 간 망 사용료 지급 이슈는 국가 명운이 걸린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도 인사청문회에서 “한국 플랫폼이 역차별받는 부분이 없는지 살펴보겠다”고 했다. 정부가 망 사용료 관련 역차별 해소 정책 마련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 후보자는 이날 서울 광화문 인사청문회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국내 통신사(ISP)와 해외 콘텐츠사업자(CP) 간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며 “망 사용료 문제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가 들어오면서 우리 산업 전체가 엄청난 영향을 받고 있다”며 “첨예한 망 사용료 문제와 관련해 (업계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망 사용료를 둘러싼 구글, 넷플릭스 등 빅테크와 통신사업자 간 갈등은 세계적으로 심화하고 있다. 통신사업자는 네트워크 트래픽의 상당량을 차지하는 빅테크가 합당한 이용료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빅테크는 콘텐츠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이미 통신사에 대가를 지급하고 있어 이중 과금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정보기술(IT)기업은 망 이용료를 지급하고 있지만 국내 트래픽 1, 2위를 차지하는 구글과 넷플릭스는 한 푼도 내지 않는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대가 지급 의무를 두고 몇 년 동안 소송을 벌이다 작년 9월 합의하면서 현재는 관련 논의가 소강상태다. 21대 국회에서 해외 콘텐츠사업자에 망 사용료 부과 의무를 부여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다른 이슈를 둘러싼 여야 정쟁 때문에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폐기됐다.

통신 정책을 담당하는 두 부처의 수장이 잇달아 망 사용료 이슈를 언급하면서 정책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인사청문회에서 “유튜브 넷플릭스 등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 문제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제4이동통신사 선정 사업이 최근까지 여덟 차례 무산된 데 대해 유 후보자는 “국민 편익을 위해 통신비를 낮추는 회사를 만드는 것을 넘어 인공지능(AI)으로 인한 급격한 변화와도 엮인 문제”라며 “기술, 경제, 경영, 법률 분야 전문가들과 광범위한 검토를 거쳐 대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8일 열릴 전망이다.

이승우/강경주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