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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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20% 가까이 폭락했다.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돈 탓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부문 매출의 타격이 컸다. 실적 둔화에 인텔은 전체 인력의 15%를 감원하는 고강도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1일(현지시간) 인텔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 줄어든 128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 129억4000만달러를 밑돌았다. 주당 순이익은 0.02달러로 마찬가지로 시장 전망치(0.10달러)를 크게 하회했다.

부진한 실적은 AI 부문에서 비롯됐다. PC용 칩을 만드는 인텔의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늘어난 74억1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반면 AI용 반도체 제조와 데이터센터를 포함하는 AI 부문 매출은 30억5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31억4000만달러)에 못 미쳤다. 인텔의 순손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14억8000만달러 순이익에서 이번 분기 16억1000만달러의 순손실로 전환됐다.

3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인텔은 3분기 매출이 125억∼135억달러, 주당 순손실 0.03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매출 143억5000만달러, 주당순이익 0.31센트를 예상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어닝 미스'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실적 발표 후 인텔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0% 가까이 폭락했다. 인텔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5.50% 하락한 29.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인텔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40%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인텔은 전체 인력의 15%를 감원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인원 감축은 약 1만5000명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올해 내에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4분기에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연간 자본 지출도 20% 이상 줄인다고 밝혔다. 겔싱어 CEO는 "비용 구조를 새로운 운영 모델과 일치시키고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AI 등 강력한 시장 트렌드로부터 완전히 이익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