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메리츠증권은 2일 최근 일본은행(BOJ) 금리 인상으로 엔 캐리 청산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 대해 "BOJ가 정책 금리를 인상하면서 길었던 엔화 바겐세일이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 박수연 연구원은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함께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시작됐다"며 "BOJ의 7월 금융정책결정회의를 거치며 본격화되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돈을 빌려 금리가 높은 나라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일본 엔화는 환율 변동성이 제한적이어서 향후 등락 흐름이 상대적으로 예상 가능해 미국 기관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던 유동성 공급 통화다.

박 연구원은 "월 국채 매입 규모를 매분기 4000억엔씩 줄여 2026년 1분기에는 월 2조9000억엔을 매입할 계획"이라며 "매입이 줄어들면 BOJ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국채의 만기도래 분까지 감안했을 때 내년 말까지 보유 국채가 약 7.8%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예상했다.

이어 "지난 3월 마이너스 정책금리에서 탈피한 이후 4개월 만에 15bp를 인상했고 기자회견에서는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내비쳤다"며 "향후 정책 결정이 데이터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이번처럼 데이터 입수 이전에도 인상할 수 있고 0.50%는 정책금리 상단이 아니라는 의미"라고 했다.

그러면서 "엔달러는 성명서 발표 때까지 키 라인이 152엔에서 지지됐으나 매파적인 기자회견 이후 곧장 하향돌파했다"며 "기술적으로도 수급적으로도 중요한 라인을 하향돌파한 이상 본격적인 엔 캐리 청산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