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최대 광산 파업 위기…구리값 다시 뛰나 [원자재 포커스]
전세계 구리 생산량 5% 최대 광산
보너스 2900만원도 거절, '이익 공유하라'


BHP그룹의 세계 최대 구리광산 근로자들이 노사협상에서 사측의 제안을 거부한 탓에 이르면 다음주부터 파업이 벌어질 전망이다.

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칠레 에스콘디다 광산의 주요 노동조합은 조합원 투표 결과 사측이 제시한 새로운 임금 계약 조건에 반대하기로 했다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양측은 최종 교섭만을 남겨뒀고 협상이 결렬되면 파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BHP는 “회사는 계속해서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파업이 시작되기 전에 칠레의 단체 교섭 규정에 따라 허용되는 의무 조정 기간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 기간은 영업일 기준 5일이며, 양측이 동의할 경우 조정 기간은 5일 더 연장될 수 있다.

BHP 사측은 근로자당 2000만칠레페소(약 2900만원)의 보너스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조 측은 구리 가격 급상승으로 대폭 증가한 이익을 공유할 것을 주장하며 주주배당금의 일정 비율을 노동자들에게도 분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칠레 란카과 인근 세계 최대 지하 구리 광산인 코델코의 엘네티엔테 구리 광산에서 작업자들이 터널을 따라 걷고 있다. /사진=Reuters
칠레 란카과 인근 세계 최대 지하 구리 광산인 코델코의 엘네티엔테 구리 광산에서 작업자들이 터널을 따라 걷고 있다. /사진=Reuters
에스콘디다 광산 노조는 일선 근로자의 98.5%를 조합원으로 확보했다. 파업 결의가 이뤄지면 생산은 중단될 전망이다. 에스콘디다 광산에선 2017년에도 2300명 이상의 조합원이 44일간의 파업을 벌여 생산에 차질을 빚고 글로벌 구리 가격은 상승했다. 파트리시오 타피아 노조위원장은 로이터통신에 "이익이 근로자들과 공유될 것이라고 기대할 권리가 있다"며 "노조는 2017년보다 4배 더 많은 파업 예비 자금을 확보했고 장기 파업을 위한 신용대출 협약도 맺었다"고말했다.

에스콘디다 광산은 연간 전 세계 구리 채굴량의 약 5%에 해당하는 100만t 이상을 생산하는 광산이다. 단일 광산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올초 코브레 파나마 광산의 생산 중단에 이어 에스콘디다마저 생산에 차질을 빚는다면 최근 주춤한 구리 가격이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칠레 최대 광산 파업 위기…구리값 다시 뛰나 [원자재 포커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가격은 투자자들이 공급 부족에 베팅하면서 지난 5월 t당 1만달러를 넘기며 사상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그러나 이후 구리 가격은 약 19% 하락해 최근 t당 8000달러대로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