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서울 강남구 티몬 사옥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스1
1일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서울 강남구 티몬 사옥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스1
지급 불능 상태로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위메프와 큐텐 계열사인 큐익스프레스 직원들의 월급이 예정보다 선(先)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에게 줄 수천억 원 판매대금 정산을 뒤로한 채 ‘제 식구부터 챙긴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본지가 김민석 서울시 강서구의원으로부터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큐텐은 지난달 말 큐텐 익스프레스, 위메프 등 계열사 전 직원에게 월급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녹취록에서 한 큐텐 계열사 관계자는 “위메프는 지난달 25일에, 큐익스프레스는 지난달 31일에 월급이 일괄 지급됐다”고 밝혔다. 평소보다 5~15일가량 일찍 월급을 정산받은 것이다.

큐텐 계열사 직원 수는 3000명 이상으로 티몬을 제외하더라도 이번 정산으로 지급한 월급만 최소 수십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큐텐은 계열사 직원들에게 8월 초 월급을 지급하겠다고 공지했다고 한다. 하지만 티메프발 정산 지연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실제론 직원들도 제 때 월급을 지급받지 못할 것이라는 여론이 우세했다.

그럼에도 수천억원 대금 미정산을 뒤로 한 제 월급을 지급한 사실이 알려지며 제 식구 챙기기에만 급급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민석 의원은 “직원들에게 급여를 선 지급했던 날들은 수 많은 셀러들에게 판매대금을 지급하는 날이기도 했다”며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의 대금을 정산 받지 못한 피해자가 수두룩한데 직원들만 챙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구 대표가 자금이 남아 있지 않아 회생 신청을 한다는 것이 거짓말이란 의혹이 나오는 이유”라면서 “급여 지급 명세에 구영배 대표와 티몬 계열사 대표들의 월급이 포함되진 않았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지난달 26일 금감원의 수사 의뢰를 받았다. 수사기관에서 구영배 등 계열사 대표가 출국금지를 했다. 지난달 29일엔 기습 회생 신청을 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정무위원회에서 구영배 대표는 판매대금 정산을 위한 금액이 티메프에 전혀 남아있지 않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