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치락뒤치락'…엔씨 출신이 만든 시프트업, 친정 넘어설까 [진영기의 찐개미 찐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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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시프트업에 게임주 시총 3위 자리 잠시 내줘
2분기 적자 전환 전망…"신작 '호연' 실적 주목해야"
시프트업, '니케'·'스텔라 블레이드' 순항
"니케, 중국서 판호 받으면 실적·주가 개선될 것"
2분기 적자 전환 전망…"신작 '호연' 실적 주목해야"
시프트업, '니케'·'스텔라 블레이드' 순항
"니케, 중국서 판호 받으면 실적·주가 개선될 것"
코스피 새내기 시프트업이 게임주 시가총액 3위를 두고 엔씨소프트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실적 전망에 비춰 당분간 시프트업의 주가 흐름이 엔씨소프트보다 양호할 가능성이 있다고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증권가에선 엔씨소프트가 2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한 반면 시프트업은 500억원대 흑자를 거둔 것으로 분석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시프트업은 지난 2일 장 초반 게임업종 시가총액 3위를 기록했으나 장 후반 낙폭을 키워 시총 4위로 후퇴했다. 이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29%(4400원) 내린 6만5500원에 거래를 마쳐 시총은 3조8007억원을 기록했다.
게임주 시총 3위를 회복한 엔씨소프트(3조8529억원)와의 시총 격차는 약 500억원 수준이다.
시프트업이 지난달 11일 상장한 첫날 시프트업의 시총은 4조1198억원, 엔씨소프트는 4조1976억원이었으나 점차 격차를 좁히며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다. 시프트업은 상장 후 9.17%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엔씨소프트는 8.5% 하락한 결과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상장 후 시프트업의 주가는 바닥을 다지는 구간을 지나고 있다"며 "앞서 코스피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과 에이피알의 사례를 참고할 때, IPO 후 주가는 초기 물량을 소화하며 바닥을 형성한 후 추세가 잡히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시프트업의 시총 순위가 엔씨소프트를 넘어선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엔씨소프트는 시프트업의 창업주 김형태 대표가 10년 가까이 일해 '친정' 격인 회사기 때문이다. 2005년 엔씨소프트에 입사한 김 대표는 '블레이드 앤 소울'의 아트 디렉팅을 총괄했다. 블레이드 앤 소울은 리니지와 함께 엔씨소프트의 흥행 지식재산권(IP)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2014년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을 남기며 엔씨소프트를 퇴사했고, 같은 해 시프트업을 창업했다.
이미 시프트업은 영업이익 측면에서 엔씨소프트를 뛰어넘었다. 시프트업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59억원이다. 같은 기간 엔씨소프트의 영업이익은 257억원이다. 직원 수를 감안하면 시프트업의 생산성이 높았다고 볼 수 있다. 작년 말 기준 시프트업의 직원 수는 292명으로 엔씨소프트(4816명)보다 규모가 훨씬 작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시프트업이 이때까지 론칭한 게임은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며 "회사의 최고위급 임원이나 개발진도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이익 규모도 게임사 중 최상위권"이라고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엔씨소프트는 12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엔씨소프트의 2분기 영업손실을 14억원 수준으로 분석한다. 윤예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이 감소하는 과정에서 희망퇴직 관련 일회성 인건비와 신작 '배틀크러쉬'·'호연' 사전 마케팅비 증가로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윤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에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그간 실적에 크게 기여해온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이 하향 기조를 나타낸 만큼 실적 반등을 위해 신작 흥행이 절실한 상황이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28일 스위칭 역할수행게임(RPG) '호연' 출시를 시작으로 '쓰론앤리버티(TL)' 글로벌, '블레이드 앤 소울2' 중국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호연은 블레이드 앤 소울의 서사를 담고 있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달리 시프트업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작 '승리의 여신: 니케'와 신작 '스텔라 블레이드' 모두 순항하고 있는 덕이다. 2022년 11월 출시된 '승리의 여신: 니케'는 여름 업데이트를 통해 글로벌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상위권으로 다시 도약한 상태다. 메리츠증권은 스텔라 블레이드의 2025년까지 누적 판매량이 500만장에 달할 것으로 봤다.
판호 발급도 모멘텀(상승 동력)으로 남아있다.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려는 해외 업체들은 일종의 허가권인 외자 판호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 연구원은 "승리의 여신: 니케의 글로벌 퍼블리셔 텐센트의 판호 발급을 위한 준비는 다른 업체 대비 빠를 것"이라며 "최근 판호 획득 자체의 어려움도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시프트업은 코스피200 지수 편입 모멘텀도 갖추고 있다. 코스피 200은 선물·옵션·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금융상품의 기초지수로 활용된다. 신규 편입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 유입을 기대해볼 수 있어 호재로 분류된다. 최근 3년간(2021~2023년) 코스피200 지수에 신규 편입된 40개 종목의 주가는 편입 예고일 이후부터 편입 적용일까지 평균 2.17% 상승했다. 다만 편입 이후 주가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향이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한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시프트업은 지난 2일 장 초반 게임업종 시가총액 3위를 기록했으나 장 후반 낙폭을 키워 시총 4위로 후퇴했다. 이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29%(4400원) 내린 6만5500원에 거래를 마쳐 시총은 3조8007억원을 기록했다.
게임주 시총 3위를 회복한 엔씨소프트(3조8529억원)와의 시총 격차는 약 500억원 수준이다.
시프트업이 지난달 11일 상장한 첫날 시프트업의 시총은 4조1198억원, 엔씨소프트는 4조1976억원이었으나 점차 격차를 좁히며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다. 시프트업은 상장 후 9.17%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엔씨소프트는 8.5% 하락한 결과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상장 후 시프트업의 주가는 바닥을 다지는 구간을 지나고 있다"며 "앞서 코스피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과 에이피알의 사례를 참고할 때, IPO 후 주가는 초기 물량을 소화하며 바닥을 형성한 후 추세가 잡히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시프트업의 시총 순위가 엔씨소프트를 넘어선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엔씨소프트는 시프트업의 창업주 김형태 대표가 10년 가까이 일해 '친정' 격인 회사기 때문이다. 2005년 엔씨소프트에 입사한 김 대표는 '블레이드 앤 소울'의 아트 디렉팅을 총괄했다. 블레이드 앤 소울은 리니지와 함께 엔씨소프트의 흥행 지식재산권(IP)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2014년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을 남기며 엔씨소프트를 퇴사했고, 같은 해 시프트업을 창업했다.
이미 시프트업은 영업이익 측면에서 엔씨소프트를 뛰어넘었다. 시프트업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59억원이다. 같은 기간 엔씨소프트의 영업이익은 257억원이다. 직원 수를 감안하면 시프트업의 생산성이 높았다고 볼 수 있다. 작년 말 기준 시프트업의 직원 수는 292명으로 엔씨소프트(4816명)보다 규모가 훨씬 작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시프트업이 이때까지 론칭한 게임은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며 "회사의 최고위급 임원이나 개발진도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이익 규모도 게임사 중 최상위권"이라고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엔씨소프트는 12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엔씨소프트의 2분기 영업손실을 14억원 수준으로 분석한다. 윤예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이 감소하는 과정에서 희망퇴직 관련 일회성 인건비와 신작 '배틀크러쉬'·'호연' 사전 마케팅비 증가로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윤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에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그간 실적에 크게 기여해온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이 하향 기조를 나타낸 만큼 실적 반등을 위해 신작 흥행이 절실한 상황이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28일 스위칭 역할수행게임(RPG) '호연' 출시를 시작으로 '쓰론앤리버티(TL)' 글로벌, '블레이드 앤 소울2' 중국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호연은 블레이드 앤 소울의 서사를 담고 있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달리 시프트업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작 '승리의 여신: 니케'와 신작 '스텔라 블레이드' 모두 순항하고 있는 덕이다. 2022년 11월 출시된 '승리의 여신: 니케'는 여름 업데이트를 통해 글로벌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상위권으로 다시 도약한 상태다. 메리츠증권은 스텔라 블레이드의 2025년까지 누적 판매량이 500만장에 달할 것으로 봤다.
판호 발급도 모멘텀(상승 동력)으로 남아있다.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려는 해외 업체들은 일종의 허가권인 외자 판호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 연구원은 "승리의 여신: 니케의 글로벌 퍼블리셔 텐센트의 판호 발급을 위한 준비는 다른 업체 대비 빠를 것"이라며 "최근 판호 획득 자체의 어려움도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시프트업은 코스피200 지수 편입 모멘텀도 갖추고 있다. 코스피 200은 선물·옵션·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금융상품의 기초지수로 활용된다. 신규 편입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 유입을 기대해볼 수 있어 호재로 분류된다. 최근 3년간(2021~2023년) 코스피200 지수에 신규 편입된 40개 종목의 주가는 편입 예고일 이후부터 편입 적용일까지 평균 2.17% 상승했다. 다만 편입 이후 주가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향이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한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