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사진=임형택기자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사진=임형택기자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코스피와 코스닥이 모두 주저앉았다. 코스피는 4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닥도 800선을 밑돌았다.

2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01.49포인트(3.65%) 급락한 2676.19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하루 만에 3.65% 넘게 하락한 건 2020년 8월20일(-3.66%) 이후 4년 만이다. 이날 지수는 장중 266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이날 전 거래일 대비 5.81% 하락한 3만5909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도 큰 하락폭(2.49%)을 보인 데 이어 이날도 폭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매도세가 거셌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461억원, 7742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도 2조1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개인은 홀로 1조6138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대부분 하락했다. SK하이닉스(-10.4%), 삼성전자(-4.21%)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급락하자 국내 반도체주의 투자심리도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 외 신한지주(-5.93%), KB금융(-5.78%), 기아(-4.46%), 현대차(-3.75%), 셀트리온(-3.2%), 삼성물산(-2.91%), NAVER(-2.06%), LG화학(-1.75%), POSCO홀딩스(-1.66%) 등이 일제히 하락하며 증시를 파랗게 물들였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4.2포인트(4.2%) 밀린 779.33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14.08포인트(1.73%) 하락한 799.45에 거래를 시작한 후 우하향하는 흐름을 보였다. 지수는 지난달 26일 이후 일주일 만에 800선 밑에서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01억원, 899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2446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셀트리온제약(-8.91%), 실리콘투(-8.59%), 알테오젠(-7.52%), 레인보우로보틱스(-6.87%), 리노공업(-6%), 클래시스(-5.92%), 리가켐바이오(-5.22%), 엔켐(-4.51%), 휴젤(-4.46%)의 주가가 모두 밀렸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인하하기 전 경기 침체가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집계한 7월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6.8로 시장 예상치(48.8)를 밑돌았다. PMI가 기준선 50을 밑돌면 경기 침체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의 실업자 수도 많이 늘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7월 21∼2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4만9000건(계절 조정 기준)으로, 지난해 8월 첫째 주(25만8000건) 이후 약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발(發) 경기 침체 우려에 외국인의 자금이 이탈하며 코스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며 "경제 지표 악화가 지수로 직결되는 장세인 만큼 7월 미국 고용보고서, 공급관리자협회(ISM)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5원 오른 1371.2원을 기록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