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타운 이미지가 강한 경기 김포에 분당신도시 규모(9만7000가구)를 웃도는 자족 도시가 들어서면 지역 가치가 크게 높아질 겁니다.”(김포 장기동 인근 A공인 관계자)

2일 찾은 김포한강신도시는 아파트와 단지 내 상가만 촘촘히 들어서 있는 전형적인 베드타운 모습이었다. 정부는 이 일대에 김포한강2신도시를 조성해 교통망, 자족 시설 등을 구축할 계획이다. 양곡지구 등 주변 4개 지구를 합치면 분당신도시에 버금가는 생활권이 된다. 서울 접근성이 개선되고 자족 기능까지 갖추면 수도권 서부의 핵심 거점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분당급 규모·인프라…김포가 확 달라질 것"

○베드타운 벗어나 자족 도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김포한강2신도시는 마산동과 운양동, 장기동, 양촌읍 일대에 약 731만㎡ 규모로 조성된다. 2026년 지구계획 승인을 거쳐 2030년 첫 분양을 시작하는 일정이다. 사업 대상지는 김포한강신도시(5만6000가구), 양곡지구(5000가구), 장기지구(5000가구), 감정1지구(4000가구) 사이에 있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4개 지구를 포함해 약 11만6000가구에 달하는 규모다.

지역 주민은 김포한강2신도시 조성을 반기고 있다. 김포한강2지구가 개발되면 인접한 한강신도시도 교통망, 자족 시설 등 인프라가 더 확충될 수 있어서다. 운양동 인근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민의 직장이 대부분 서울에 있어 지금은 주거지 역할만 하는 측면이 있다”며 “신도시가 확장되면 다양한 상업·문화 시설이 들어서 지역 경제에 활력이 돌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는 김포한강2지구 중심부를 일과 주거가 융합된 신산업 공간으로 구성해 자족 기능을 갖추도록 할 계획이다.

김포한강2지구와 맞닿아 있는 장기동과 운양동 아파트 단지에도 신도시 조성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운양동 인근 C공인 관계자는 “장기동과 운양동은 서울과 가까워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라며 “주거 환경 개선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김포 집값은 0.68% 올랐다. 경기도에서 과천(2.0%)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이다. 운양동 ‘한강신도시e편한세상’ 전용면적 101㎡는 지난 6월 6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가(5억7000만원)보다 4000만원 상승했다.

○철도 교통망 개선이 관건

김포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교통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포는 한강신도시와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역을 잇는 김포골드라인을 운영 중이지만 노선이 짧고 혼잡도가 높다. 정부는 김포한강2지구 개발 때 서울 여의도까지 30분대 접근이 가능한 철도 중심의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포에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노선과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선도 추진 중이다. 김포 장기역에서 출발하는 GTX-D노선은 서울 강남·삼성·잠실역 등을 지난다. 5호선 연장선은 서울 강서구 방화역부터 인천 검단신도시와 김포 한강신도시까지 연결될 예정이다. 5호선 연장선은 정차역을 두고 김포와 인천 간 협의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김포한강2신도시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철도 사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교통난 해소를 위해 도로 교통망도 정비가 필요하다. 장기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서울로 통하는 김포한강로~올림픽대로 구간은 항상 막힌다”며 “신도시가 생기면 인구 자체가 늘어나기 때문에 도로 확충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광역 교통망과 일자리 등 생활 인프라를 갖춘 신도시가 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여의도 등 업무지구 접근성이 개선돼야 한다”며 “서울 마곡지구 등에도 입점 기업이 늘어나고 있어 김포 주거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