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승리를 선언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부정선거 규탄 시위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 정부가 야당 후보 에드문도 곤살레스의 당선을 인정했다. 마두로 정권에 우호적이던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 3개국도 선거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1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지난달 28일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곤살레스 후보가 분명히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날 베네수엘라 야권이 전국 투표소 80% 이상에서 자체 확보해 공개한 개표 결과를 인정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곤살레스 후보는 득표율 67%를 기록해 마두로 대통령(득표율 30%)을 크게 앞섰다.

앞서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 종료 후 불과 6시간 만에 “80%가량을 개표한 결과 마두로가 51%를 득표해 곤살레스 후보를 제쳤다”며 서둘러 당선을 확정했다. 선관위가 야권 측의 개표 참관을 막고 세부 자료를 비공개한 탓에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인권단체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까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최소 11명이 사망하고 약 1200명이 체포되는 등 저항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멕시코와 브라질, 콜롬비아 등 3개국도 이날 베네수엘라 선거 당국에 투표소별 개표 자료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마두로의 집권 정당성을 인정하는 국가는 중국과 러시아 등만 남았다. 지난달 아르헨티나, 칠레 등은 마두로 정권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들 국가의 외교관을 추방하고 자국 외교관을 철수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