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공자가 아버지 무덤을 모른다고?
“공자는 어려서 고아가 되었으므로 아버지의 묘소를 알 수 없어서 오보의 사거리에 빈소를 차렸다.”

<예기>에 기록된 공자 이야기다. 이는 사마천의 <사기> 등을 통해 후대로 이어졌고, 공자는 아버지 무덤 위치도 모르는 사람으로 오해받게 됐다. 역사학자 오항녕 전주대 교수는 <역사의 오류를 읽는 방법>에서 이를 ‘구두점을 잘못 찍은 데서 비롯된 오류’라고 설명한다. 옛날 책은 띄어쓰기도, 구두점도 없다. 어떻게 끊어 읽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오 교수는 위 문장을 “공자는 어려서 고아가 되었는데, 아버지의 묘소를 오보의 사거리에 천장했는지 어떤지 몰랐다”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아버지 무덤이 임시 무덤인지, 영원히 쓸 무덤인지 몰랐다는 것이다.

중국 5000년 문명은 동양에 편견을 품은 영국인이 찍은 사진 한 장 때문에 야만의 대명사로 전락했다. 저자는 역사학자의 논문이나 저술도, 중고등학교 교과서도, 조선시대 왕릉 안내문도, 심지어 동아시아에서 존경받는 유학의 대가들도 틀릴 수 있다고 말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