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자 엔화로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반등하고 있다.

'슈퍼엔저' 끝나나…엔화 노출 ETF 반등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RIS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 H)’은 최근 한 달간 9.39% 상승했다. 올 들어 엔화 가치가 줄곧 약세를 보이고 미국 국채 금리가 널뛰며 하락세를 보였지만 최근 ‘V’자를 그리며 상승하는 추세다. 개인투자자는 엔화 가치와 미국 장기 국채 가격 상승을 노리고 올 들어 지난달 31일까지 이 ETF를 1431억원어치 사들였다.

엔화 노출 미국 장기채 ETF가 반등한 것은 엔화 가치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BOJ는 지난달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4개월 만에 추가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연 0~0.1%이던 정책금리를 연 0.25%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 소식에 원·엔 환율은 100엔당 910원대까지 올랐다.

미국의 오는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데다 재선 가능성이 높아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강달러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엔화 가치가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지만, 이전 수준을 단기간에 회복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BOJ가 금리 인상으로 긴축 기조를 분명히 하는 동시에 양적완화 축소는 시장 기대보다 더디게 진행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BOJ는 월 6조엔에 달하는 국채 매입 규모를 2026년 1분기 월 3조엔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장기 투자 관점에서 엔화 노출 미국 장기채 ETF에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시장 기대(내년 말)보다 늦어졌다”며 “BOJ가 금리를 올렸지만 추가 금리 인상은 불투명하다”고 했다. 이어 “엔화 흐름 주도권은 단기적으로 미국 중앙은행(Fed)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Fed의 금리 인하 속도가 엔화의 추가 강세 속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