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 2일 오후 3시 49분

큐익스프레스 최대주주가 큐텐에서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로 변경된다. 크레센도를 주축으로 투자자가 연합체를 이루면서 큐텐그룹은 소수주주로 남게 됐다. 구영배 큐텐 대표는 그룹 지주사인 큐텐 경영권도 사실상 포기했다. 티몬과 위메프를 합병해 큐텐 대신 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으로 올리고 본인의 지주사 지분은 포기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큐익스프레스의 투자자는 경영권 확보를 위해 교환사채(EB)와 전환사채(CB) 등을 보통주로 전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전환이 완료되면 크레센도는 지분율 40%로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다. 또 코스톤아시아(11%), 메티스톤(6%) 등이 주요 주주가 된다. 이들이 합산 지분율 60%로 공동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큐텐(18%)과 구 대표(16%)는 총 34%를 가진 소수주주로 남게 된다.

구 대표는 큐텐그룹 경영권도 사실상 포기했다. 지주사 큐텐 지분을 포기하고 상거래채권자들이 큐텐그룹 대주주가 되는 등의 대책을 내놨다. 티몬과 위메프를 합병하고 각 회사의 최대주주로 있는 큐텐 지분을 100% 감자한 뒤, 판매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판매자들의 채권 중 일부를 CB로 전환하게 해 이들을 최대주주로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피해자 구제를 위해 본인의 큐텐 최대주주 지분 38%를 합병법인에 백지신탁하고 합병법인을 지주사로 올리겠다는 안도 내놨다.

다만 부도 위기에 몰린 판매자들이 변제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이 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 관계자는 “당장 경영권은 포기하더라도 피해자들을 위한 추가 자금 투입은 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보인다”며 “선장도 책임자도 없이 함께 공멸하는 결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