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지 하루 만에 고용 및 제조업 지표들이 둔화세를 보여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하자 ‘Fed가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기를 한발 놓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날 때 Fed가 너무 늦게 반응할 경우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업률,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거시경제 지표가 이미 침체를 가리키는 상황에서 다음달 19~2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까지 금리 인하를 기다리기엔 너무 늦다는 평가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전날 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단언했지만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드러냈다.

앞서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연방은행 총재,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 등은 7월 인하론을 주장했다. 노동시장이 한 번 식으면 소득이 줄어들고, 기업 이익이 둔화해 다시 소비가 감소하는 악순환이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보여주는 지표가 Fed 이코노미스트 출신 클라우디아 삼이 만든 ‘삼의 법칙’이다. 최근 3개월 평균 실업률이 지난 12개월간 가장 낮은 시점과 비교해 0.5%포인트 높으면 경기 침체가 시작된다는 게 삼의 주장이다. 7월 실업률이 4.3%(6월 4.1%)를 기록하면서 저점과의 격차가 0.5%포인트를 넘어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Fed가 9월 FOMC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을 30.5%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전날 11.8%보다 2.5배 높아진 수치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