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방위 불참한 이진숙  >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 질의에 불참 의사를 밝힌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자리가 비어 있다.  /뉴스1
< 과방위 불참한 이진숙 >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 질의에 불참 의사를 밝힌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자리가 비어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이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직무정지 상태에 들어간 이 위원장은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올 때까지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위원장 탄핵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표결에 부쳐져 처리됐다. 지난달 31일 이 위원장이 취임한 지 이틀 만이다. 헌재의 탄핵 심판에 6개월 안팎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 위원장은 내년 초까지 직무가 정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은 이 위원장이 지난달 31일 김규식 부위원장과 방통위 ‘2인 체제’ 상태에서 KBS와 MBC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임명 안건을 의결한 것이 위법이라고 주장한다. 합의제 행정기관인 방통위 설치 취지를 외면했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의 ‘문화방송(MBC) 탄압’ 전적도 문제 삼았다. 이 위원장의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려움에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임명을 기피하지 않고 강행했다는 취지다.

이에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방통위원장이 근무 하루 동안 어떻게 중대한 법률 위반 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오물 풍선을 보내는 것과 야당의 오물 탄핵이 무슨 차이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야권의 탄핵안 처리 이전에 자진 사퇴한 이동관·김홍일 전 위원장과 달리 이 위원장은 직무정지 상태로 헌재의 판단을 받기로 했다. 이미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을 마친 만큼 직무정지가 되더라도 잃을 것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헌재에서 탄핵안이 기각되면 무리한 정치적 탄핵에 나섰다는 부담을 야권에 지우겠다는 노림수도 있다. 이 위원장은 “탄핵소추와 자진 사퇴라는 악순환을 끝내야 할 때”라며 “거대 야당의 탄핵소추라는 횡포에 당당히 맞서겠다”고 말했다.

다만 방송·통신·정보기술(IT) 분야의 주요 안건을 의결하는 방통위의 업무 마비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오는 9일에도 ‘방송 장악 청문회’를 열어 이 위원장 등을 압박할 예정이다.

정상원/양길성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