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스벅의 비밀 [이민재의 쩐널리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스타벅스 가격 조정…미국·한국 주가 향방은 <해외주식편>
"스타벅스가 커피 가격을 조정했는데, 스타벅스 주가에 영향을 주는 거 아닙니까?" 스타벅스 주식 매수를 고려하는 한 초보 서학개미의 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영향이 없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국내 스타벅스 음료 가격이 어제(2일)부터 바뀌었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아메리카노를 기준으로 보면, 그란데(473ml) 가격은 300원, 벤티(591ml)는 600원 오릅니다. 다행히 숏(257ml) 가격은 300원 낮추고 톨(355ml) 가격은 동결하기로 했지만 '카페인 수혈'을 외치는 한국 직장인들에게는 부담되는 소식입니다.
투자자들 역시 주목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격 정책 변화는 기업의 실적, 그리고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커피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유지된다면 수익이 늘 수 있습니다. 이후 원두 등 원자재 가격 등 하락으로 마진이 개선되면 실적 상승이 가팔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가격 상승이 사람들의 지갑을 닫게 만들어 실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헷갈리지는 말아야 합니다. 스타벅스(SBUX)와 스타벅스 코리아는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 '다르다' 스타벅스 미국과 한국
먼저, 미국 스타벅스(SBUX)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스타벅스는 1971년 미국 시애틀에서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질 좋은 커피로 유명해지자 스타벅스와 같이 성장하려는 인재들이 몰려듭니다. 그 중 한 명이 지금의 '스타벅스 왕국'을 만든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 입니다. 하워드 슐츠는 스타벅스에서 독립한 후 더욱 성공해 스타벅스를 인수합니다. 직원이 오너가 된 셈인데, 드라마에 나올 법한 이야기입니다. 이후 하워드 슐츠는 본인의 가치관인 '커피 만이 아닌 사람들의 경험과 문화'를 앞세워 나스닥 상장까지 질주했고 전 세계로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스타벅스 코리아와 미국 스타벅스는 겉으로 보면 비슷합니다. 하지만 속은 다릅니다. SCK컴퍼니(구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국내에서 스타벅스 매장을 운영하는 기업입니다. 지난 2021년까지는 미국 스타벅스와 이마트가 지분을 50%씩 가진 합작 법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이마트가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면서 67.5% 지분의 대주주가 됐습니다. 나머지는 싱가포르투자청이 매수했습니다. 지분 상으로 보면 미국 스타벅스와 관련이 없습니다. 이 때 공식 법인 명으로 스타벅스를 쓸 수 없어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에서 'SCK컴퍼니'로 사명을 변경합니다. 물론 대외적으로는 스타벅스 코리아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SCK컴퍼니와 스타벅스 코리아는 같다고 보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시로 커피 가격을 변경하는 미국 스타벅스와 달리, 한국은 2년 반여 만에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스타벅스 코리아의 실적은 이마트에 반영이 됩니다. ● '같은 전략'에도 결정은 다른 스벅
사업적인 면에서는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미국 스타벅스로 부터 원두 구매, 인테리어 자문 등을 받고 있습니다. 상표, 기술사용 대가로 매출의 일정 부분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 주요 성장 전략인 '직영점 운영 방식'도 스타벅스와 스타벅스 코리아 간 차이는 없습니다. 직접적인 관리를 통해 사람들에게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스타벅스 리워드 등 마케팅에서도 미국과 한국 모두 동일하게 차별화를 강조합니다. 음악과 인테리어를 엄선하고, 매장은 '스(타벅스)세권'이라 불리는 중심지에 자리잡습니다. 텀블러 등에 해당 지역을 녹이고 고객들과 접점을 늘리기 위해 직원들이 이름을 부르거나 컵에 이름을 적습니다.
커피 외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점 역시 유사합니다. 충전금이 채워지는 스타벅스 선불 카드가 대표적입니다. 이 때 충전금은 회계상 이연 수익으로 분류됩니다. 이는 기업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에 미리 받은 돈을 말합니다. 자유롭게 운용이 가능하지만 이자를 낼 필요는 없습니다. 스타벅스가 '커피 은행'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 미국 스타벅스 '흐릿' 주가 '아직'
그런 점에서 미국 스타벅스 주식을 사려는 투자자라면 스타벅스 코리아가 아닌 미국 스타벅스 사업 전략과 실적을 따로 살펴봐야 합니다. 공교롭게도 미국 스타벅스도 최근 커피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다만, 실적 부진이란 부메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선 초보 서학개미의 질문을 두고 '반은 맞고 반을 틀리다'는 이야기 한 겁니다. 물가 상승으로 미국인들이 가성비를 따지며 선택적 소비들 하고 있는 상황이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생각처럼 풀리지 않는 중국 성장 스토리 등도 부각됩니다.
스타벅스는 이를 극복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렉스만 나라시만 최고경영자(CEO)는 "전략이 작동하기 시작해 운영 개선을 이끌고 있다"며 "이는 재무 성과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레이첼 루게리 최고재무관리자(CFO)는 "효율성 노력이 예상을 앞서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소비자 환경과 관련된 투자를 부분적으로 상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부분을 고려해 성소수자(LGBTQIA2+) 지원 확대, 미국 음식주문 배달 플랫폼(Grubhub) 파트너십, 스타벅스 스튜디오 설립 등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시장은 아직까지 관망하는 분위기입니다. 나스닥에 상장된 스타벅스 주가는 1일(현지 시간) 기준 전 거래일과 비교해 2.84달러(USD), 3.64% 떨어진 75.11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7월 말 내놓은 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 게 영향을 줬습니다. 전 분기에서도 2020년 이후 처음 매출이 줄어든 '어닝 쇼크'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로 인해 주가는 지난해 말 96달러 수준에서 20% 넘게 급락해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모습입니다. 나스닥과 S&P500 흐름과 비교해도 부진한 상황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이 저점이라는 분석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선택적 소비의 가속화로 바닥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며 "경영진의 자신감이 실적에 반영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사진출처 - 한국경제DB> 이민재기자 tobemj@wowtv.co.kr
국내 스타벅스 음료 가격이 어제(2일)부터 바뀌었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아메리카노를 기준으로 보면, 그란데(473ml) 가격은 300원, 벤티(591ml)는 600원 오릅니다. 다행히 숏(257ml) 가격은 300원 낮추고 톨(355ml) 가격은 동결하기로 했지만 '카페인 수혈'을 외치는 한국 직장인들에게는 부담되는 소식입니다.
투자자들 역시 주목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격 정책 변화는 기업의 실적, 그리고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커피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유지된다면 수익이 늘 수 있습니다. 이후 원두 등 원자재 가격 등 하락으로 마진이 개선되면 실적 상승이 가팔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가격 상승이 사람들의 지갑을 닫게 만들어 실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헷갈리지는 말아야 합니다. 스타벅스(SBUX)와 스타벅스 코리아는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 '다르다' 스타벅스 미국과 한국
먼저, 미국 스타벅스(SBUX)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스타벅스는 1971년 미국 시애틀에서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질 좋은 커피로 유명해지자 스타벅스와 같이 성장하려는 인재들이 몰려듭니다. 그 중 한 명이 지금의 '스타벅스 왕국'을 만든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 입니다. 하워드 슐츠는 스타벅스에서 독립한 후 더욱 성공해 스타벅스를 인수합니다. 직원이 오너가 된 셈인데, 드라마에 나올 법한 이야기입니다. 이후 하워드 슐츠는 본인의 가치관인 '커피 만이 아닌 사람들의 경험과 문화'를 앞세워 나스닥 상장까지 질주했고 전 세계로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스타벅스 코리아와 미국 스타벅스는 겉으로 보면 비슷합니다. 하지만 속은 다릅니다. SCK컴퍼니(구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국내에서 스타벅스 매장을 운영하는 기업입니다. 지난 2021년까지는 미국 스타벅스와 이마트가 지분을 50%씩 가진 합작 법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이마트가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면서 67.5% 지분의 대주주가 됐습니다. 나머지는 싱가포르투자청이 매수했습니다. 지분 상으로 보면 미국 스타벅스와 관련이 없습니다. 이 때 공식 법인 명으로 스타벅스를 쓸 수 없어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에서 'SCK컴퍼니'로 사명을 변경합니다. 물론 대외적으로는 스타벅스 코리아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SCK컴퍼니와 스타벅스 코리아는 같다고 보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시로 커피 가격을 변경하는 미국 스타벅스와 달리, 한국은 2년 반여 만에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스타벅스 코리아의 실적은 이마트에 반영이 됩니다. ● '같은 전략'에도 결정은 다른 스벅
사업적인 면에서는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미국 스타벅스로 부터 원두 구매, 인테리어 자문 등을 받고 있습니다. 상표, 기술사용 대가로 매출의 일정 부분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 주요 성장 전략인 '직영점 운영 방식'도 스타벅스와 스타벅스 코리아 간 차이는 없습니다. 직접적인 관리를 통해 사람들에게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스타벅스 리워드 등 마케팅에서도 미국과 한국 모두 동일하게 차별화를 강조합니다. 음악과 인테리어를 엄선하고, 매장은 '스(타벅스)세권'이라 불리는 중심지에 자리잡습니다. 텀블러 등에 해당 지역을 녹이고 고객들과 접점을 늘리기 위해 직원들이 이름을 부르거나 컵에 이름을 적습니다.
커피 외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점 역시 유사합니다. 충전금이 채워지는 스타벅스 선불 카드가 대표적입니다. 이 때 충전금은 회계상 이연 수익으로 분류됩니다. 이는 기업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에 미리 받은 돈을 말합니다. 자유롭게 운용이 가능하지만 이자를 낼 필요는 없습니다. 스타벅스가 '커피 은행'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 미국 스타벅스 '흐릿' 주가 '아직'
그런 점에서 미국 스타벅스 주식을 사려는 투자자라면 스타벅스 코리아가 아닌 미국 스타벅스 사업 전략과 실적을 따로 살펴봐야 합니다. 공교롭게도 미국 스타벅스도 최근 커피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다만, 실적 부진이란 부메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선 초보 서학개미의 질문을 두고 '반은 맞고 반을 틀리다'는 이야기 한 겁니다. 물가 상승으로 미국인들이 가성비를 따지며 선택적 소비들 하고 있는 상황이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생각처럼 풀리지 않는 중국 성장 스토리 등도 부각됩니다.
스타벅스는 이를 극복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렉스만 나라시만 최고경영자(CEO)는 "전략이 작동하기 시작해 운영 개선을 이끌고 있다"며 "이는 재무 성과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레이첼 루게리 최고재무관리자(CFO)는 "효율성 노력이 예상을 앞서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소비자 환경과 관련된 투자를 부분적으로 상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부분을 고려해 성소수자(LGBTQIA2+) 지원 확대, 미국 음식주문 배달 플랫폼(Grubhub) 파트너십, 스타벅스 스튜디오 설립 등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시장은 아직까지 관망하는 분위기입니다. 나스닥에 상장된 스타벅스 주가는 1일(현지 시간) 기준 전 거래일과 비교해 2.84달러(USD), 3.64% 떨어진 75.11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7월 말 내놓은 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 게 영향을 줬습니다. 전 분기에서도 2020년 이후 처음 매출이 줄어든 '어닝 쇼크'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로 인해 주가는 지난해 말 96달러 수준에서 20% 넘게 급락해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모습입니다. 나스닥과 S&P500 흐름과 비교해도 부진한 상황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이 저점이라는 분석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선택적 소비의 가속화로 바닥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며 "경영진의 자신감이 실적에 반영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사진출처 - 한국경제DB> 이민재기자 tobe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