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3관왕, 파리 3관왕…임시현 "바늘구멍 통과 해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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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혼성·개인전 金 싹쓸이
위기 상황에서 더 악착같이 쏴
金 하나 더 따면 김수녕과 동률
믿고 보는 한국 여자 양궁
女 3인방 모두 올림픽 첫 출전
경험 부족 우려 씻고 역대급 성적
위기 상황에서 더 악착같이 쏴
金 하나 더 따면 김수녕과 동률
믿고 보는 한국 여자 양궁
女 3인방 모두 올림픽 첫 출전
경험 부족 우려 씻고 역대급 성적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래쟁발리드의 포디움 가장 높은 곳에 임시현(21)이 섰다. 파리올림픽 개막 1주일 만에 벌써 세 번째 선 자리. 그는 왼손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말고 나머지 손가락 세 개를 펼쳐 왼쪽 눈에 대며 활짝 웃었다. 시상식이 끝난 뒤 임시현은 “누군가 (나에게) 항저우에서 3관왕을 했는데, 바로 다음 대회에서 또 3관왕을 하는 게 쉬울 것 같냐고 했다. 그래서 (그 어려운) ‘바늘구멍을 통과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임시현이 2024 파리올림픽에서 3관왕에 오르며 ‘파리의 여왕’으로 우뚝 섰다. 그는 이날 열린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대표팀 막내 남수현(19)을 7-3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단체전과 혼성전에 이어 개인전까지 여자 양궁에 걸린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올림픽에서 양궁 3관왕이 탄생한 건 혼성전이 처음 도입된 2021년 도쿄 대회 안산(23)에 이어 임시현이 두 번째다.
세계 최강 한국 여자 양궁에는 ‘믿고 본다’는 기대가 따라다닌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서향순의 금메달과 김진호의 동메달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 대회를 제외하고 매 대회 여자 개인전 금메달은 대한민국 몫이었다. 국민들에게 가장 큰 기쁨을 주는 종목이자 선수들에게 적잖은 부담이 가는 종목인 셈이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여자 양궁 대표팀에는 우려 섞인 시선도 많았다. 임시현을 비롯해 남수현, 전훈영(30) 모두 이번이 첫 올림픽이었기 때문이다. 임시현은 항저우아시안게임 3관왕에 오르며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고, 남수현과 전훈영은 이번 선발전에서 이변을 일으킨 선수였다. 임시현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베테랑 언니들이 떨어지고 에이스가 돼 있었다”며 “무게감을 느끼면서도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국제 경험이 적다는 평가를 받은 선수들이었지만 성과는 역대급이었다. 임시현이 랭킹 라운드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포문을 열었고, 3명 전원이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준결승에서 임시현과 전훈영이, 금메달 결정전에서는 임시현과 남수현이 ‘집안싸움’을 펼쳤다. ‘맏언니’ 전훈영이 4위에 그치며 전 종목 석권은 이루지 못했지만 포디움에 두 명의 한국 선수가 올라가는 감동의 순간을 만들어냈다.
임시현의 강점은 흔들림 없는 우직함이다. 상대가 10점을 쏴도, 자신이 8점을 쏴도 흔들리지 않고 곧바로 자신의 활을 쏜다. 승부처에서는 반드시 10점을 쏘는 강단도 있다. 그는 “이렇게 열심히 준비했는데 빨리 끝나버리면 너무 아쉽지 않나. 그래서 더 악착같이 쏘는 것 같다”며 방긋 웃었다.
올림픽 금메달 3관왕을 차지한 임시현은 하나만 더 추가하면 ‘신궁’ 김수녕(금메달 4개)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김수녕은 1988년 서울 대회 여자 개인전, 여자 단체전에서 우승해 한국 스포츠 사상 첫 올림픽 2관왕에 오른 뒤 1992년 바르셀로나, 2000년 시드니 대회(이상 여자 단체전)에서도 금메달 1개씩을 수확하며 여자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금메달을 한국에 안겼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임시현이 2024 파리올림픽에서 3관왕에 오르며 ‘파리의 여왕’으로 우뚝 섰다. 그는 이날 열린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대표팀 막내 남수현(19)을 7-3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단체전과 혼성전에 이어 개인전까지 여자 양궁에 걸린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올림픽에서 양궁 3관왕이 탄생한 건 혼성전이 처음 도입된 2021년 도쿄 대회 안산(23)에 이어 임시현이 두 번째다.
세계 최강 한국 여자 양궁에는 ‘믿고 본다’는 기대가 따라다닌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서향순의 금메달과 김진호의 동메달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 대회를 제외하고 매 대회 여자 개인전 금메달은 대한민국 몫이었다. 국민들에게 가장 큰 기쁨을 주는 종목이자 선수들에게 적잖은 부담이 가는 종목인 셈이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여자 양궁 대표팀에는 우려 섞인 시선도 많았다. 임시현을 비롯해 남수현, 전훈영(30) 모두 이번이 첫 올림픽이었기 때문이다. 임시현은 항저우아시안게임 3관왕에 오르며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고, 남수현과 전훈영은 이번 선발전에서 이변을 일으킨 선수였다. 임시현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베테랑 언니들이 떨어지고 에이스가 돼 있었다”며 “무게감을 느끼면서도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국제 경험이 적다는 평가를 받은 선수들이었지만 성과는 역대급이었다. 임시현이 랭킹 라운드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포문을 열었고, 3명 전원이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준결승에서 임시현과 전훈영이, 금메달 결정전에서는 임시현과 남수현이 ‘집안싸움’을 펼쳤다. ‘맏언니’ 전훈영이 4위에 그치며 전 종목 석권은 이루지 못했지만 포디움에 두 명의 한국 선수가 올라가는 감동의 순간을 만들어냈다.
임시현의 강점은 흔들림 없는 우직함이다. 상대가 10점을 쏴도, 자신이 8점을 쏴도 흔들리지 않고 곧바로 자신의 활을 쏜다. 승부처에서는 반드시 10점을 쏘는 강단도 있다. 그는 “이렇게 열심히 준비했는데 빨리 끝나버리면 너무 아쉽지 않나. 그래서 더 악착같이 쏘는 것 같다”며 방긋 웃었다.
올림픽 금메달 3관왕을 차지한 임시현은 하나만 더 추가하면 ‘신궁’ 김수녕(금메달 4개)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김수녕은 1988년 서울 대회 여자 개인전, 여자 단체전에서 우승해 한국 스포츠 사상 첫 올림픽 2관왕에 오른 뒤 1992년 바르셀로나, 2000년 시드니 대회(이상 여자 단체전)에서도 금메달 1개씩을 수확하며 여자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금메달을 한국에 안겼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