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관춘 홍보전시관을 둘러보는 오세훈 서울시장.
중관춘 홍보전시관을 둘러보는 오세훈 서울시장.
“안타깝다. 정신이 번쩍 든다.”

지난달 31일 ‘중국의 실리콘밸리’ 중관춘(中關村)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중국 대학 두 곳에 들어가는 연구개발(R&D) 투자금이 국내 주요 대학 10곳 투자금보다 많다”는 현장 얘기에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오 시장은 “서울시 차원에서라도 해외 진출 기업을 지원하겠다”며 국내 스타트업의 현지 진출 투자를 약속했다.

오 시장은 이날 베이징 중관춘 이노웨이(창업 거리) 전시관, 베이징대 창업훈련영, 현지 글로벌혁신센터(KIC중국) 등을 둘러봤다. 현지의 ‘레드테크 굴기’ 비결을 찾아 해외 진출 국내 창업 기업을 위한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창업생태계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징은 ‘창업하기 좋은 도시’ 8위, 서울은 9위다.

중관춘 대표 창업교육기관인 베이징대 창업훈련영 관계자는 창업 인프라의 핵심이 대규모 민·관 협업 플랫폼에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 관계자는 “68개 펀드, 20개 은행과 협력 관계를 맺고 스타트업에 재정을 지원한다”며 “중국 15개 지방정부는 물론 민간 기업 등이 투자할 수 있는 창업지원 플랫폼 조성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 시장은 중관춘에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내 창업기업 육성기관인 KIC의 김종문 센터장과 만나 국내 창업기업의 해외 진출 애로사항에 귀를 기울였다. 김 센터장은 “인공지능(AI), 로봇 등 국내 주력 산업이 죄다 중국 스타트업의 타깃”이라며 “베이징대 칭화대 두 대학에 들어가는 연구개발 투자금만 해도 국내 주요 대학 10곳보다도 많다”고 전했다.

오전에는 베이징 이좡경제기술개발구에 있는 휴머노이드로봇혁신센터를 방문해 사람처럼 표정을 짓는 로봇, 전자 피부로 장애물을 피하는 로봇 등 정교한 레드테크 기술력의 현주소를 확인하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중관춘 방문 뒤인 지난 1일 오 시장은 중국에 진출한 30여 개 대·중소기업 및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지원 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베이징=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